2026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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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연결을 향하여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손바닥 안의 작은 기기 하나면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그리운 이의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축복 이면에는 ‘단절’이라는 역설적인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최근 미국의 한 대학에서 스마트폰 없는 삶을 경험하게 하는 수업이 개설되었다는 소식은 디지털 기기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이 침투해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젊은 세대조차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디지털의 유혹 앞에서, 우리는 진정한 소통과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디지털 과몰입의 문제는 비단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시니어 세대 또한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면서 알게 모르게 디지털 세상에 갇혀 지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로당이나 모임 장소에서조차 각자의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는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물론 디지털 기기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하지만, 과도한 의존은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정서적 고립감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대면 소통과 깊이 있는 관계 맺기에 익숙한 시니어 세대에게 이러한 변화는 더욱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기사 속 학생들이 ‘디지털 단식’을 통해 잊고 지냈던 독서의 즐거움을 되찾고, 타인과의 진솔한 대화에 눈을 떴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는 곧 우리가 디지털 기기를 잠시 내려놓을 때 비로소 온전한 나 자신과 마주하고, 주변 사람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시니어 세대는 디지털 이전의 시대를 살아오며 축적된 삶의 지혜와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느림의 미학을 알고, 눈을 맞추며 나누는 대화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감수성은 디지털 시대의 폐해를 극복하고 삶의 균형을 되찾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디지털 기기의 수동적인 사용자가 아닌, 주체적인 활용자가 되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일 뿐, 우리의 시간과 정신을 지배하는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의식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고, 서예나 악기 연주와 같은 취미 생활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족,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간의 가치는 그 어떤 디지털 소통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시니어 세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의 파고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디지털 세상의 편리함을 누리되, 그 안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다움을 지켜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니어들의 지혜이자 과제일 것입니다. 진정한 연결은 와이파이 신호가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눈빛과 온기 속에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