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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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우리는 종종 화려한 거품을 목격합니다. 최근 에르메스 버킨백이나 롤렉스 시계와 같은 초고가 명품의 재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대기 줄이 줄어든다는 소식은 단순히 사치재 시장의 위축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 넘쳐나던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가 만들어낸 ‘자산 가격 거품’이 서서히 꺼지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성실히 살아오며 수많은 경제적 부침을 경험한 우리 시니어들에게 이러한 현상은 다시 한번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무거운 교훈을 던져줍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명품을 사두면 가격이 오른다는 ‘명품 재테크’ 열풍이 불었습니다. 실제로 희소성을 앞세운 일부 브랜드의 전략과 시중의 풍부한 자금이 맞물려, 매장에서 물건을 사자마자 웃돈을 붙여 팔 수 있는 기형적인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진 사람들은 지갑을 닫았고, 투자 목적으로 사두었던 명품들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재를 투자재로 착각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 시니어 세대는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을 쫓는 투자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지켜야 할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명품과 같은 실물 자산은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가치가 있어 보이지만, 막상 현금이 필요할 때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비유동성 자산입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얼어붙으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노후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자산에 묶여 있다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니어의 자산 관리는 보수적이고 신중해야 합니다. 화려한 겉모습이나 일시적인 유행에 현혹되기보다는, 자산의 내재 가치와 환금성을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소비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필요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하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막연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무리하게 지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진정한 품격은 값비싼 물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거품이 꺼지는 지금이야말로, 오랜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자산 관리 원칙을 재확인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