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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寒 (だいかん , 다이칸; 대한 ;큰 추위 ;Mind Over Matter)
2016년, 제가 일본에 있는 공장 실사를 위해 10월 초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장기 출장 중에 경험한 일입니다.
어느 날 아침, 유독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영하 15도,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추위였는데, 회사 사정 상 배차가 되지 않아, 걸어서 출근하는 약 2km의 길은 두꺼운 겨울 외투에 목도리까지 칭칭 감고 빠른 걸음으로 돌파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숙소에서 공장까지 좁은 민가의 골목길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른 시간에 등교하는 국민학교, 중학교 학생들과 같은 방향으로 걷게 됩니다. 그 추위에 누구든지 알 수 있는 노란 병아리 모자를 쓰고 란도셀을 맨 국민학교 1학년 학생 서넛이 반바지에 양말만 신고 맨종아리를 내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 추위를 겪어내며 등교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이후 어떤 기후에도 변하지 않는 어린이들이 반바지 등교 복장을 보면서 크게 다름을 느꼈습니다.
이 경험은 일본 고대의 신도(神道) 사상을 상기시켜 주는 극적인 사례였습니다. 겨울의 추위를 견디는 것이 정신적 통제력, 지적·영적 인식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르는 방법이라는 믿음은 무술 등 각종 기술을 마스터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졌습니다.
고대 일본에서는 사무라이, 게이샤 등 다양한 사람들이 겨울철에도 최소한의 복장만을 착용한 채 야외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특히 1월 20일경부터 2월 20일경까지 이어지는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 기간 중에는 이러한 훈련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훈련 후에는 무술 수련자들이 차가운 물로 온몸을 적셨습니다. 신도 사제나 신앙심 깊은 이들은 한겨울에도 폭포 아래에 서서 정신을 정화하고 인격을 단련하곤 했습니다.
1960년대까지도 일본의 학교 교실에는 난방이 없었습니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추운 겨울을 버티는 것이 교육과 체력 단련의 일부로 여겨졌습니다.
1980년대, 일본 중부 지역의 한 초등학교가 겨울철에도 학생들에게 신발과 반바지만 입고 수업을 듣게 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전국 방송에 나와 공부하고 놀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밝고 건강하게 빛났습니다. 몸을 떨거나 서로 체온을 나누려는 모습은 없었으며, 학교 의사들은 이 아이들이 고통을 느끼거나 감기 등 질병에 더 많이 걸린다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추위에 대한 일본의 전통적인 태도는 오늘날에도 일본인의 끈기와 근면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일부 기업에서는 신입사원들이 훈련과 오리엔테이션의 일환으로 허리에 천 하나만 두른 채 추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찬물 샤워를 받도록 요구합니다.
많은 고참 직원들 또한 스스로 이러한 엄격한 훈련을 자처하며 정신을 날카롭게 유지하고 체력을 단련합니다. 이러한 일본식 훈련 방식은 정신이 육체를 이길 수 있다는 오래된 신념의 일환으로, 목공예, 도자기, 검술 등 일본의 전통 예술 및 장인 정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과 문화적 폐해를 직접적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구체적 사례는 뚜렷하게 공식적으로 기록된 바는 드뭅니다.’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은 일본의 24절기 중 하나로, 본래는 기후와 농경, 생활 풍속과 관계가 깊은 계절적 구분입니다. 따라서 “정신으로 육체를 이긴다”는 식의 극한 인내 강조는 대관 그 자체보다는, 일본 사회에 널리 퍼진 ‘정신력 중시’ 문화와 일부 접목되어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폐해 사례를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이라는 절기와 연결하려면,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 기간과 연관된 전통 또는 의식,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게 미친 부정적 영향(즉, ‘참음’, ‘극복’의 강요로 인한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 시기에 불교 사찰이나 수험생들이 강추위에 노출된 채 물을 뒤집어쓰고 정진하는 ‘미즈기요카(수행의식)’ 같은 풍습이 있습니다. 이때 “정신력으로 추위를 이겨낸다”는 메시지가 강조되어, 성장기 학생들이나 신자들이 무리하게 극한 상황을 참고 이겨내도록 강요당하기도 했습니다. 신체적 한계나 건강 위험이 경시되는 문제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운동부나 일부 회사에서 대관 즈음 “모두가 버티면 강해진다”는 명분 아래 혹한기 합숙·훈련을 강요하고, 이를 견디지 못하는 이들을 “나약하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 일본에서는 합숙 중 건강 이상이나 부상, 심지어 사고사 발생 사례가 보고되어 있으며, 그 뿌리엔 ‘정신력’ 미화가 자리합니다.
한파 절기에도 “참으면 된다”, “모두 한다”는 압박이 통용돼, 개인의 한계나 고통을 무시하거나, 이를 호소하는 이들을 집단에서 고립시키는 사례도 있습니다. ‘히키코모리(사회적 은둔)’ 등의 문제가 장기적으로 표면화된 맥락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이라는 절기 자체는 어떤 강압적 ‘정신력’ 문화와 반드시 직결되지는 않으나, 일본 사회에서 극한 자연환경을 ‘정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집단적 인식이 전통행사나 일상 조직문화에 스며들며,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건강 문제, 과로사, 집단 괴롭힘, 낙인, 고립 등)를 낳은 구체적 폐해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 절기를 현대 사회에 지나치게 적용하거나, 사회 전반의 ‘견딤’ 미화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대 일본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정신력으로 추위를 극복하라’는 가르침을 받는 일이 드물며, 성인이 된 후 다이칸 훈련을 요구받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신력 중심의 개념은 여전히 일본 사회 전반에 깊이 스며들어 있으며, 특히 기업문화 속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에 장기 출장을 갔었던 기억 중, 아주 추운 겨울이었는데 호텔이 아닌 자청했던 일본인 주택에서 자취를 했습니다. 그 주택은 아주 고급 주택이었지만, 거실이나 안방은 온돌이 없어 슬리퍼를 신지 않으면 디딜수도 없었고, 숙소에 있는 유일한 에어컨 난방을 가장 높은 온도까지 올려도 절대로 18℃를 넘지 않았습니다. 창문도 유리 한 장으로 단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부은 고무주머니(유탄포, 湯たんぽ)를 안고 잠을 청해야 했던 강요된 ‘大寒 (だいかん ,다이칸; 큰 추위)’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일본인은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겨울의 추위와 여름의 더위를 ‘견디고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일본인이 긴 시간 동안 집중하여 일하는 모습은, 수십 년에 걸쳐 하루 몇 시간씩 무술을 연마하던 옛 사무라이의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인의 눈에는 이러한 방식이 마치 고통을 즐기는 듯 비춰질 수도 있지만, 이 훈련 방식이 일본의 예술성과 장인 기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