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 몸으로 익히기, Matter Over Mind)
봉건 일본에서 많은 헌신적인 사무라이 전사들은 수년 동안 매일 몇 시간씩 검술을 연마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584~1645)는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 30년 넘게 매일 검술을 수련하였고, 약 60명의 상대를 결투에서 이긴 후 화가, 작가, 스승의 삶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무사시의 사례는 극적이지만 드문 일은 아니었습니다. 1870년대 산업화가 도입되기 이전의 일본에서, 어떤 예술이나 기술을 하든 대부분의 일본인은 자신의 분야에서 완벽을 추구하며 평생을 바쳐왔습니다.
오늘날에도 일본인의 헌신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혹한기 폭포 아래에서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서 있는 사람들, 또는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명상당에서 몇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앉아 있는 사람들입니다. 폭포에 맞서는 것보다는 덜 극적이지만 초심자에게는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운동선수들, 특히 스모 선수나 야구 선수들은 문자 그대로 탈진할 때까지, 해마다 같은 방식으로 반복 훈련을 해야 합니다. 서구인들에게는 전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런 방식의 목적은 신체의 정상적 한계를 초월해 메타피지컬(형이상적) 혹은 영적인 수준의 기술에 도달하기 위함입니다.
일본인은 오래전부터 인간 신체가 정상적 행동을 조절하는 마음 상태를 초월할 때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초월 상태를 여러 수행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 초월 상태를 순간적으로가 아니라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 자체가 기술을 완전히 흡수해야 했으며, 이를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 즉 ‘몸으로 배운다’라고 불렀습니다.
간단히 말해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란, 신체적 행동을 점점 더 어려운 수준에서 반복하여 자동화되도록 만드는 것으로, 이는 명연주자, 저글러, 타자수 등 의식적 노력 없이 완벽에 가까운 수행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원리와 동일합니다.
수세기 동안 이 개념은 일본의 모든 예술과 기술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바구니나 돗자리 짜기와 같은 일상적 기술부터 글쓰기, 무사도의 무예와 고등 예술에 이르기까지 몸으로 익히는 방식은 숭고한 경지에 도달한 장인들의 공통된 기반이었습니다.
이 개념은 일본인의 사고방식과 기업 문화에도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신력과 신체적 노력을 결합해야 한다고 여겨졌습니다. 다시 말해 충분히 오래, 충분히 열정적으로 일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발상입니다.
이 사고방식은 오늘날 대기업의 경영 철학에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재능보다 헌신과 근성이 우선시되며, 수년간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익히는 경험이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 관리 기술을 길러주는 최선의 방법으로 간주됩니다.
일본인은 자신의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 방식이 다른 어떤 훈련법보다 뛰어나다고 여기며, 이를 따를 의지·야망·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는 일본식 훈련관의 핵심 축입니다.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신체와 정신이 분리되지 않는 상태, 즉 ‘몸이 스스로 반응하는 단계’를 이상으로 삼습니다.
이 개념은 다음을 강조합니다: 반복·규율·인내가 기술보다 앞선다. 일본 문화는 ‘재능’보다 ‘지속적 수련’과 ‘근성’을 더 중시합니다. 기술과 수행의 자동화(無心). 검객, 예술가, 운동가 모두 의식 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입사원 장기 수련, 선배-후배 도제 구조, ‘현장에서 몸으로 배우기’ 등이 모두 이 사고의 연장선입니다. 몸을 통한 수행을 통해 정신을 초월한다는 점에서 일본의 선(禅), 무사도, 예능은 공통된 기반을 가집니다.
요약하면, ‘身体で覚える(からだ で おぼえる, 카라다 데 오바에루)‘는 일본인의 기술·예술·노동·경영 철학을 연결하는 핵심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