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袖の下(そで の 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 A Little something up the sleeve)
수백 년 동안 기모노와 유카타(욕실 가운 또는 간편한 외출복으로 입는 얇은 면 소재의 기모노)가 일본의 공식 의상이었던 시기, 사람들은 이 옷의 넉넉한 소매를 작은 물건을 넣어 두는 주머니처럼 사용했습니다. 소매 아래쪽 부분은 훌륭한 은닉 공간이었는데, 기모노나 유카타에는 주머니가 없었고, 겉에 만든 주머니나 지갑에 넣어 들고 다니는 물건은 쉽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소매 안쪽의 자루 같은 공간을 ‘袖の下(そで の 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 A Little something up the sleeve)’라고 불렀으며, 곧 이 표현은 은밀하고 불법적인 행위, 특히 뇌물을 의미하는 단어로 굳어졌습니다. 일본 시대극에는 부정한 관리, 타락한 승려, 떠돌이 사무라이 등이 각종 뇌물이나 뒷돈을 ‘袖の下(そで の 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에 숨기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일본인은 기모노를 거의 착용하지 않고 젊은 세대는 이 표현을 다소 낡은 말로 느끼지만, 실제 ‘袖の下(そで の 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는 봉건 사무라이 시대보다 오히려 더 빈번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여전히 사용되는 관용구입니다.
일본 정치인이나 정부 관련 산업의 비리 사건을 다루는 뉴스에는 종종 이 표현이 등장합니다. 다음은 관련 관용구들입니다.
ㆍ袖の下の聞く人 (そでのしたのきくひと, 소데 노 시타노 히토) “뇌물을 받을 사람”
ㆍ袖の下を使う(そでのしたをつかう, 소데 노 시타 오 츠카우): “뇌물을 주다”
ㆍ袖の下をもらう (そでのしたをもらう, 소데 노 시타 오 모라우) : “뇌물을 받다”
일본의 대표적 선물 시즌인 ‘お中元(おちゅうげん, 오츄겐)(여름), ‘お歳暮 (おせいぼ, 오세이보)(연말)의 선물 관행도 정부 공무원·상사·학교장·교수·의사·변호사 등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때로는 ‘겉으로 포장된 袖の下 (そでの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흥미롭게도 일본에는 민간 영역의 작은 뇌물은 거의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경찰, 구청, 출입국관리, 세관 직원 등 권력을 가진 공무원조차 일상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여겨집니다.
이는 과거 일본에서 ‘袖の下 (そでのした, 소대 노 시타, 소매 아래에 숨긴 것)’가 중범죄, 특히 공무원이 연루되면 사형까지 가능한 범죄로 엄격히 다뤄졌기 때문입니다. 사무라이 윤리에서 비롯된 이러한 강한 규범 덕분에, 일본 사회 전체, 특히 하층민이 매우 정직하고 남의 재산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잠그지 않아도 도난되지 않거나, 상점 앞 인도에 진열된 상품이 그냥 놓여 있는 풍경이 흔합니다. 코카콜라 같은 음료 회사가 일본에서 성공한 이유 중 하나도 수십만 대의 무인 자판기를 도난 우려 없이 설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여행객들도 일본에서 뇌물을 요구받지 않는 경험을 큰 장점으로 꼽습니다. 1950~60년대 전후 혼란기 일부 세관 직원들의 뇌물 요구 사례는 예외적인 일탈로 간주됩니다.
저는 일본인과의 교류에서 뇌물을 주고 받는 것을 직접 목격하거나 관여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선물(お土産, おみやげ, 오미야게)’가 뇌물로 오인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경험은 어떠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