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SAM)-아이(I)-앰(AM)이 권하는 AI 열풍의 그늘
최근 몇 년간 우리는 ‘AI 혁명’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능력은 더 정교해지고, 이를 체험한 사람들의 놀라움과 기대는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열광 뒤에는 언제나 냉정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과연 이 변화는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그리고 시니어 세대의 삶을 안정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AI 기술의 대표 주자인 OpenAI의 성장세는 실로 눈부십니다. 챗GPT는 단숨에 전 세계적 서비스가 되었고, 매주 10억 건 이상의 메시지가 오갈 정도입니다. 데이터센터, GPU, 전력 인프라 등 AI 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국 경제 성장분의 상당 부분이 이러한 AI 관련 투자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보다 더 밝은 미래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항상 ‘과열 뒤의 냉각’을 경고해 왔습니다. 19세기 후반 미국 철도산업의 붐이 그랬고, 1920년대 라디오·전기 기업의 급등이 그랬으며,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역시 그 전조를 보여주었습니다. AI 역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지금의 투자 흐름 속에는 버블을 뜻하는 전형적인 징후들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기술적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시니어 세대는 이미 스마트폰 혁명, 인터넷의 대중화, SNS의 부상 등을 경험하며 기술이 얼마나 사람들의 삶을 뒤흔드는지를 체감했습니다. 그런데 AI의 확산 속도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가파릅니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는데,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는 이에 비해 훨씬 뒤처져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 차이가 심해질수록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기업의 투자 구조가 불안정합니다. Microsoft, Amazon, Google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AI에 필요한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OpenAI는 다릅니다. 현재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부채성 자금을 끌어오고 있으며, 2030년대 초반까지 250GW에 달하는 컴퓨팅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국가 사업’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기술 자체의 잠재력과는 별개로, 투자 구조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취약함을 보여줍니다.
셋째, 정작 기대하는 생산성 향상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Stanford 연구팀은 AI를 도입한 기업의 95%가 실질적 생산성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직원이 AI를 ‘업무 능률 향상 도구’라기보다 개인적 조언이나 검색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수익 대비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진일보하더라도 실제 현장의 효율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은 자연히 낮아지게 됩니다.
넷째, GPU와 같은 핵심 장비의 수명이 짧다는 점도 위험 요소입니다. 고성능 GPU는 3~5년 정도만 지나도 구형이 됩니다. AI 기업이 확장에 필요한 대규모 대출을 GPU를 담보로 진행하는 경우, 기술의 수명 한계가 투자 리스크와 직결될 수 있습니다. IT 기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성 면에서 변수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시니어 세대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지금의 AI 투자 열풍은
장기적으로 우리 자산과 미래를 지켜줄 만한 구조인가?”
AI 기술은 분명히 긍정적인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의료 상담, 언어 번역, 경제 정보 안내, 심리적 위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의 삶을 실질적으로 aid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불러오는 사회적·경제적 파동은 언제나 개인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고정 소득 구조를 가진 시니어의 입장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생활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또한 AI 시대의 도래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법률, 회계, 상담, 고객 서비스 등 AI 활용이 활발한 분야에서 이미 고령 근로자의 역할 축소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반면 고령자의 경험과 인간적 통찰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오히려 AI의 보조적 활용을 통해 역량이 강화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즉, AI는 시니어에게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가져오는 양면적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늘 장밋빛 전망이 따라옵니다. 그러나 시니어 세대는 이미 수차례 기술 변화의 사이클을 겪어 왔습니다. 기술은 혁명을 만들 수 있지만, 투기적 투자 열기는 오히려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자산 관리에서 ‘과도한 집중’을 피해야 합니다. 특정 기술이나 테마에 기반한 투자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역사적으로 이러한 테마 투자는 대부분 높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분산 투자의 원칙은 새로운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안전장치입니다.
셋째, 기술을 활용하되 맹신하지 않는 균형 감각이 중요합니다.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결정을 돕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판단의 주체는 여전히 인간입니다. 시니어의 경험과 삶의 통찰은 어떤 알고리즘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습니다. 기술에 능동적으로 접근하되, 윤리적·사회적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 전체가 AI에 대한 성찰적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기술이 빠르게 성장할수록 문제점은 더 빨리 드러납니다. 개인정보 보호, 일자리 구조 변화, 교육 시스템의 재편,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AI의 혜택이 세대 전체에 고르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준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샘-아이-앰이 책 속에서 끝없이 초록 달걀(GREEN EGGS)과 햄(HAM)을 내밀듯, 오늘날 기술 기업들 역시 우리에게 새로운 혁신과 미래를 약속하며 AI를 끊임없이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의 책임은 결국 우리에게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나은 미래’라는 목표 앞에서 정신적·윤리적 균형을 잃지 않는 일일 것입니다.
AI는 분명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은 확대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도가 어떠하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걸음 물러서서 묻는 용기입니다.
“우리는 정말로 이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 전체를 원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신중한 답을 통해, 시니어로서의 삶을 더욱 튼튼하게 지켜가는 지혜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