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디지털 시대입니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 하나로 은행 업무를 보고, 장을 보고, 멀리 떨어진 자녀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눕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전례 없이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특히, 평생을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하게 살아온 우리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세상의 급격한 변화는 때로는 낯설고, 때로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의 위험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작은 플라스틱 카드 한 장, 종이 한 장이 범죄자들에게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보물지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신분증, 신용카드, 심지어 영수증 조각 하나까지도 신원 도용 범죄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 사기 범죄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으며, 그 주된 피해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정보 취약 계층인 시니어들입니다. 평생 땀 흘려 모은 소중한 자산이 한순간의 실수로 범죄자들의 손에 넘어가는 비극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큰 적입니다.
이제 우리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옛말의 지혜를 디지털 금융 생활에 적용해야 합니다. 편리함이라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위험을 경계하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첫걸음은 우리의 지갑을 가볍게 하는 것입니다. 꼭 필요한 신분증과 카드 한두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안전한 곳에 보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비밀번호는 절대 지갑이나 카드에 적어두지 말고, 머릿속에 기억하거나 집안의 안전한 금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의 보안 설정 기능을 익히고,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알림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신의 계좌 변동 내역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나 문자는 일단 의심하고, 개인정보나 금융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절대로 응해서는 안 됩니다.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과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고,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경찰이나 금융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디지털 기술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궈낸 자랑스러운 세대입니다. 우리의 경험과 연륜은 디지털 시대의 거친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든든한 닻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하지 말고, 안전을 위한 작은 실천들을 하나씩 해나간다면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품위 있는 노후는 안전한 금융 생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오늘 당장 지갑 속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