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6일
11-5-1800

– 雅 (みやび , 미야비, 우아함, Elegance in Things Japanese)

일본 문화의 가장 두드러지고도 인상적인 측면 중 하나는, 예술과 공예뿐 아니라 전통적인 복장과 행동양식 속에서도 풍기는 품위와 세련됨, 우아함입니다.

외국인들이 처음 일본식 가옥, 여관, 수공예품점 등에서 이런 특별한 우아함을 접할 때는 대체로 말문이 막히곤 합니다. 자신이 특별한 아름다움 앞에 서 있음을 느끼지만, 그것을 표현할 경험도 어휘도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독특한 우아함은 5세기에서 7세기 사이, 한국의 장인 이주자들에 의해 일본에 도입된 기술과 기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후 일본 장인들이 이를 헤이안 시대(794–1185) 황금기에 흡수하고 발전시켰으며, 당시 교토는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 군림했습니다.

오늘날 일본 문화를 특징짓는 이 특별한 세련됨은 雅 (みやび , 미야비, 우아함, Elegance in Things Japanese)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이는 “세련된 취향, 도시적이고 품위 있는 우아함(refined in taste, urbane, graceful, elegant)”을 뜻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보는 미야비는 헤이안 시대에 처음 꽃피었던 그것과는 다릅니다. 그 시기의 미야비는 오늘날보다 훨씬 대담하고 장식적인 아름다움이었다고 합니다.

‘미야비’의 정제(精製)는 일본의 중세기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기는 선(禪) 불교의 도입, 무사(武士) 계급의 부상, 그리고 위대한 다도의 대가 센노 리큐(千利休, 1522–1591) 의 등장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무사 계급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미야비’의 기준을 만들어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전쟁의 기술을 완전히 익히고 사회의 최상층에 오른 뒤, ‘문화의 추구’를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삼았습니다.

무사들의 영향 아래 예술가들은 작품 속에서 불필요하거나 낭비적인 요소를 제거하였으며,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디자이너이며, 가장 위대한 아름다움은 단순함 속에 있다는 선(禪)의 개념에 따라 제작했습니다.

다음으로, 그리고 많은 이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미야비’의 진화는 다도(茶道)의 대가들, 특히 센노 리큐의 가르침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본질이 완전히 정제되어 사물의 영혼이 드러나는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미(美)의 이상은 당시 일본 사회의 두 가지 독특한 요인 덕분에 전국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첫째, 일본이 기본적으로 매우 가난한 나라였다는 점입니다. 절약은 이미 일본인에게 제2의 천성이 되어 있었고,

둘째, 선불교가 ‘검소한 사람만이 덕이 있다’고 가르쳤다는 점이었습니다.

794년 교토가 세워진 이래, 장엄한 절과 신사, 궁전 등은 풍부한 재화를 자랑하기 위한 사치스러운 건축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움은 ‘미야비’의 개념과 철학에 근거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정신이 살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미야비’의 개념은 일본 문화 전반에 스며들었습니다.

가장 하급의 장인조차도 자신이 만드는 모든 것—짚신 한 켤레, 부채 한 자루, 신사의 도리이(鳥居)까지—에 우아함을 담아내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지녔습니다. 수 세기 동안 일본의 거의 모든 생활용품은 실용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작품’이었습니다.

19세기 중엽 일본이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이후, 특히 1945년 이후, 일본의 ‘우아함에 대한 문화적 충동’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 예술과 공예 속, 그리고 고전적 미의식을 지닌 디자이너들이 만든 현대 서양식 제품 속에서도 ‘미야비’의 정신은 살아남아 있으며, 그것이 바로 일본인에게 독특한 품격과 탁월한 경쟁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전통적인 일본적인 공간—일본의 성(城), 일본식 인테리어가 된 사무실, 여관, 혹은 가정집—에 머물러 본다면 ‘미야비’의 힘이 깊고도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느끼게 됩니다.

비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객체를 두고 품게되는 독립적인 감상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 감동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체험으로 남습니다. 여러분이 경험한 ‘雅 (みやび , 미야비, 우아함, Elegance in Things Japanese)’는 어떤 것이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