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
11-22-1800

– 三磨の位(さんまのい, 산마노이, 세 가지 방법)

일본인들이 선불교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일본에 선(禅)의 접근 방식을 일본에 도입하여 일본의 임제종(臨濟宗)의 개창 전파한 ‘栄西(えいさい, 에이사이, 1141~1215)와 더욱 유명한 조동종(曹洞宗) 창시자 道元(どうげん, 도겐, 1200~1253)으로부터 전해진 것으로, 모든 인간의 노력에는 ‘정신(Spirit)’이 핵심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성취에는 영적 요소가 있으며, 성취가 클수록 정신의 역할도 더 크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11세기와 12세기에 형성된 일본의 사무라이(侍, さむらい) 계급은 선불교의 강력한 신봉자가 되었는데, 선불교가 금욕적인 생활방식과 더불어 삶의 기술 및 예술에 대한 거의 강박에 가까운 훈련을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사무라이의 생명은 비범한 무예 실력, 그리고 나중에는 정확한 사회적 예법에 대한 뛰어난 숙련도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선불교는 그들에게 정신적 지침이자 훈련서가 되었습니다.

사무라이는 대략 1185년부터 1868년까지 일본을 지배한 계급이었습니다.

인구의 약 10%에 불과했으나, 그들은 언어와 문학, 미학, 예술과 공예, 일상적 행동, 도덕 등 일본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기준을 세웠습니다.

사무라이는 일본 문화에 강한 무사적 성격을 부여하여, 일본인들이 일을 정확하고 규율 있는 순서로 처리하도록 만들었으며, 어떤 형태의 약함이나 실패도 혐오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선불교의 유산이 미치지 않은 일본인의 삶의 영역은 없으며, 모든 일본인의 성격에는 여전히 강한 선적(禅的) 요소가 존재합니다.

합기도, 가라테, 검도 등 일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든 무술의 중심에는 여전히 선(禅)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술 학습에 적용되는 선(禅)의 규범은 비즈니스 성공의 지침으로도 가르쳐지고 있습니다.

야규류(柳生流) 검도의 제21대 家元(いえもと, 이에모토, 가주이자 종가의 ‘주장’)인 ‘柳生信春( やぎゅうのぶは, 야규 노부하루)’는, 검도에서 기술을 터득하는 비결은 ‘三磨の位(さんまのい, 산마노이, 세 가지 방법)’라는 세 가지 수행을 반복함으로써 생기는 정신력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세 가지 수행’이란,
ㆍ習い(ならい, 나라이, 배우기): 올바른 가르침을 받는 것,  선생님이나 선배가 가르친 것을 기초로 익히는 것
ㆍ稽古(けいこ, 케이코, 연습이나 훈련): 그 가르침에 헌신하는 것, 반복하는 연습
ㆍ工夫(くふう, 쿠후, 공부): 그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마음을 비우고, 집착을 버리며, 눈앞의 상황을 완전하고 정확하게 인지하기 위해 마음을 온전히 여는 것입니다.

柳生信春( やぎゅうのぶは, 야규 노부하루)는 현실을 인지하고 상대의 의도를 읽기 위해서는 見(けん, 켄, 견: 시각)과 観(かん, 칸, 관: 통찰)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나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까지 읽어내는 능력으로, 검도뿐 아니라 모든 인간 행동에 적용되는 교훈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처럼 일본에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가르침과 규범, 생활 속 지침들이 수없이 많고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기반은 국가의 헌법이나 기업의 사규 등 공식 문서에도 보이지 않는 형태로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제도나 규정을 마련할 때에도 전통적 기준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 결과, 외부 세계와의 교역이나 새로운 문물의 도입 과정에서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거나 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전통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는 중요한 자산이지만, 현대적 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성찰과 조정 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