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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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비만의 세계적 확산과 시니어 세대의 과제

최근 유니세프(UNISEF, 유엔아동기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처음으로 저체중 아동보다 비만 아동의 수가 더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 소식은 단순히 성장기 아동의 건강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마주한 중대한 보건·사회적 과제를 드러내는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는 시니어 세대에게도 직접적인 파급효과를 미칩니다.

아동 비만 증가, 왜 문제인가?

아동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보고서가 강조하듯이, 비만 아동은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고혈압 등 성인기에도 이어지는 만성질환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또한 비만은 아동기의 학습 능력, 사회성, 자존감에도 악영향을 끼쳐 평생의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아동 비만이 대부분 가정과 지역사회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입니다. 초가공식품과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료가 손쉽게 접근 가능한 사회적 구조, 학교와 동네 주변에서 끊임없이 노출되는 패스트푸드 광고, 그리고 가정 내 식습관의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모든 요인은 어린이 개인의 의지나 선택으로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사회 전체의 환경적 변화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큽니다.

시니어 세대와의 연결고리

이 문제는 비단 아동 세대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시니어 세대에게도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손자·손녀 세대의 건강이 곧 가족의 과제라는 점입니다. 은퇴 이후 많은 시니어는 손주 돌봄을 돕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과정에서 손주에게 어떤 음식을 먹이고 어떤 생활습관을 지도하느냐는 아동 비만 예방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전통적인 가정식, 채소 중심의 식단, 절제된 간식 습관 등은 시니어 세대가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 중 하나입니다.

둘째, 아동 비만 증가 현상은 곧 우리 사회의 의료·복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비만으로 인한 질환은 장기적이고 복잡한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이는 국가 의료 재정뿐 아니라, 세금을 부담하는 시니어 세대에게도 직접적인 부담이 됩니다.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할 때, 지금의 아동 비만 문제는 미래 노인 세대의 복지와도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세대 간 지혜와 실천이 필요한 때

시니어 세대는 이미 다양한 사회 변화를 경험하며 삶을 살아왔습니다. 1960~70년대의 식량 부족 시기를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 시절 한국 사회의 최대 과제는 굶지 않고 먹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너무 많이, 혹은 잘못 먹는 것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습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시니어 세대가 가진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의 건강 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일입니다. 몇 가지 실천 방안을 제안해 보겠습니다.

손주와 함께 식사할 때, 가정식 위주의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소와 잡곡밥, 제철 과일을 활용한 식단은 손주에게 ‘바람직한 먹거리의 기준’을 심어줍니다.

시니어 세대는 전통 간식, 예를 들어 식혜나 과일, 고구마, 견과류와 같은 비교적 건강한 간식을 손주에게 권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패스트푸드나 단 음료에 길들여진 식습관을 바꾸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마을 회관이나 노인복지관에서 건강 강좌, 요리 교실을 열어 세대 간 지혜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조리법과 절제된 생활습관은 시니어만이 전해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시니어 단체나 노인회는 아동 건강 관련 정책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학교 급식 개선, 아동 대상 패스트푸드 광고 규제, 건강한 식품 가격 인하 등의 정책은 시니어의 지지를 통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 아동 건강은 곧 우리의 미래

유니세프 보고서가 보여주듯, 아동 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건강 위기를 예고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문제는 해결 가능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 지역사회 연대, 그리고 세대 간 지혜의 결합을 통해 우리는 미래 세대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길을 열 수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가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이는 단순한 가족의 역할을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중추적 기여가 될 것입니다. 손주 세대가 건강하게 자라야만, 우리 사회 전체가 지속 가능한 복지와 안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