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바야아(mubaya’ah)는 아랍 세계의 정치적 충성, 권력 관계, 그리고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핵심 개념 중 하나입니다.
무바야아는 일반적으로 ‘충성 맹세’를 의미하는 오래된 아랍어 용어로, 그 어원은 ‘팔다, 사다, 거래하다’라는 뜻의 동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어원은 상호적인 거래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정치적 자유를 대가로 정의와 안정적이고 번영하는 삶을 보장받는 일종의 사회 계약 개념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실제 역사와 정치적 맥락 속에서 무바야아는 그 이상적 의미와는 달리 ‘등쳐먹는 것’으로 변질되곤 했습니다. 이는 통치자와 피통치자 간의 권력 불균형을 보여주며, 명목상의 사회 계약이나 맹세가 실제로는 일방적인 복종과 예속의 체제로 전락했음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무바야아의 현실적 의미는 ‘줌후리야(jumhuriyyah, 공화국)’ 개념과 유사한 맥락을 가집니다. 많은 아랍 국가들이 공식적으로는 ‘공화국’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시민이 아닌 신민을 대상으로 하는 권위주의적 체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19세기 아랍 르네상스라 불리는 ‘나흐다(Nahdah)’가 언어, 문화, 정치적 정체성의 회복을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적 목표인 통일, 자결, 근대화는 종종 정치적 현실 속에서 좌절되거나 왜곡되었습니다. 무바야아의 변질은 바로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상징합니다.
결론적으로, 무바야아는 전통적으로는 충성 맹세를 뜻했으나, 근대 정치 맥락 속에서는 권위주의적 지배 구조에서 사회 계약적 의미를 상실한 채 일방적 복종을 요구하는 행위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는 아랍 정체성에서 언어적 통일성과 민족주의적 열망이 어떻게 현실 정치 체제 속에서 권력 불균형과 권위주의로 굴절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