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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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상하이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서는 눈여겨볼 만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과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곳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AI의 진화는 대부분 미국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 특히 GPU가 필요하고, 이들은 대부분 미국 엔비디아(Nvidia) 등에서 제조됩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중국의 기술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클라우드 접근을 통제하는 등 여러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자립의 길을 모색 중입니다.

상하이의 한 스타트업은 자국산 칩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미국 반도체를 대신할 수 있도록 메모리 구조를 바꿨고, 칩 호환성도 높였습니다. 기술력은 아직 미국보다 뒤처질 수 있지만, 그 간극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기술적 자립을 정책적으로도 적극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AI 모델 등록 플랫폼을 운영하며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중앙과 지방 정부가 수십억 달러(약 수조 원)를 투입해 AI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영 기업과 민간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협력해 AI 생태계를 구성하는 방식은 중국 특유의 국가 주도형 발전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이 단순히 기술 개발에 머물지 않고, 자국어 중심의 AI 모델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중국어에 특화된 AI 챗봇과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력 소모가 큰 모델, 반도체 생산의 한계, 오픈소스에 대한 불신, 글로벌 표준과의 격차 등은 중국이 극복해야 할 장벽입니다. 하지만 화웨이와 같은 기업은 이미 미국과 거의 동등한 성능의 모델을 구현하고 있으며, 향후 2028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기술의 영역을 넘어, 국가 간 패권 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미국은 기술 우위를 통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중국은 기술 자립을 통해 외교·경제 주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술 주권의 중요성입니다. 한 나라가 외부 기술에만 의존하면, 언제든 통제를 당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핵심 분야에서 자국 기술력과 생태계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시니어 세대가 이 변화에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AI는 단순한 젊은 세대의 기술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돌봄, 건강, 금융, 커뮤니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AI 기술도 이미 고령자 대상 헬스케어 및 상담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셋째, 우리는 이러한 글로벌 기술 변화 속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 자립은 중요하지만, 세계와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자국 중심 모델과 글로벌 표준이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하며, 기술의 윤리와 공공성을 함께 고려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중국의 AI 생태계 독립은 이제 단순한 가능성을 넘어 실행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우리는 이 움직임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기술 자립 전략과 디지털 포용 정책을 동시에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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