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카는 아라비아 반도 내에서 정착민과 유목민 문명이 교차하며 상업과 종교가 융합되는 중심지로 자리 잡아 지리적으로 중대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1. 지리적 위치와 사회적 교차점
메카는 유목민 거주 지역인 바디야에 자리한 전형적인 시장 마을로, 꾸란에서는 ‘카리야의 어머니’라는 칭호로 불렸습니다. 이곳은 정착된 사회와 이동하는 사회가 만나 상호 작용하는 대표적인 장소였으며, 도시 거주민이면서도 유목 문화에 뿌리를 두었던 쿠라이시족은 아이들을 언어와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유목 부족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메카가 정착민과 유목민의 생활 양식이 긴밀히 융합된 공간이었음을 보여줍니다.
2. 상업적 중심지로서의 역할
메카는 아라비아 반도의 무역과 경제 활동의 중심지였습니다. 쿠라이시족은 ‘겨울과 여름의 여정’을 통해 주요 무역로를 장악하며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카으바는 상업 활동과 직결된 종교적 공간으로, 이슬람 이전에도 아라비아 전역에서 모인 다양한 신들의 우상을 모시는 신성한 공간이자 경제적 활기를 불어넣는 장소였습니다. 이처럼 메카에서는 정치적, 상업적, 영적 영역이 서로 맞물려 기능하였습니다.
3. 영적·상징적 중심지로서의 의미
무슬림 지리학자들은 카으바를 ‘지구의 배꼽’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델파이에 사용했던 표현과 유사합니다. 카으바는 끝없이 늘어나는 순례자들을 품는 자궁에 비유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순례 전통은 남아라비아의 ‘샤으브’ 개념과 이어져 정치적 통합의 상징적 기반을 이루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후 이슬람 시대에도 그 상징성은 이어져, 압바스 왕조 시기에는 제국 분할의 공표문이 카으바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슬람 이전부터 카으바 안에는 예수와 마리아의 초상이 보존되어 있었으며, 무함마드의 우상 파괴 이후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메카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정착과 이동, 상업과 종교, 정치와 영성이 한데 어우러진 아라비아의 핵심적 교차점이자 인류사의 중요한 중심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