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어는 단순히 정체성을 규정하는 도구를 넘어 새로운 사상과 언어적 표현을 촉진하는 데 혁명적이고 근본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는 아랍 역사의 주요 전환점마다 문명 발전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1. 쿠란(Qur’an)을 통한 신성한 표현의 극대화
아랍어 역할의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쿠란의 등장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쿠란은 아랍어의 표현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새로운 사상과 지식 체계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최초의 서면 텍스트이자 사상의 용기: 쿠란은 “최초의 아랍어 책”이었으며, 아랍 세계의 근본적인 텍스트가 되었습니다. 쿠란은 아랍어라는 언어 자체를 신이 영감을 준 행위로 취급하며, 언어를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초자연적인 힘을 부여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랍어는 다양한 부족 집단을 통합하고 새로운 문명적 에너지를 얻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 구술 문화에서 문자 문화로의 전환: 쿠란의 첫 단어인 ‘iqra’(“낭송하라!”)는 구술 텍스트의 중요성을 나타내지만, 동시에 쿠란은 “펜으로 가르치신 주님”을 언급하며 글쓰기와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로써 아랍어는 구술적인 오래된 마법의 세계와 기록 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결합했습니다.
- 사고의 변화 촉진: 쿠란은 아랍어를 ‘해독 가능하고 눈에 보이는’ 언어로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아랍인들은 갑자기 역사적인 현재로 진입하고 광대한 제국을 건설할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2. 제국 시대: 행정 및 학문의 도구
우마이야조와 아바스조 시대에 아랍어는 새로운 사상과 지식의 표현을 촉진하는 링구아 프랑카(공통어)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 행정 언어화와 지식의 언어로서의 발전: 우마이야 칼리프 압둘 말리크(Abd al-Malik)가 아랍어를 제국의 행정 언어로 지정한 결정(서기 700년경)은 아랍어가 라틴어처럼 쇠퇴하는 것을 막고, 문명과 과학의 언어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 번역 운동(Translation Movement)을 통한 지식 확장: 아바스조 시대, 특히 알-마으문(al-Ma’mun) 통치기에 대규모 번역 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는 아랍어 어휘를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스어, 콥트어, 시리아어, 페르시아어, 산스크리트어 등 다양한 언어의 과학, 철학, 의학, 수학 등의 고대 지식이 아랍어로 번역되었고, 이로써 아랍 문명은 지식과 정보의 대량 생산 및 보급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 새로운 표현 매체의 탄생 (산문): 이러한 지적 활동은 아랍어로 산문(plain prose)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아랍어 문학은 주로 운율과 리듬이 있는 시(詩)와 산문(saj’)에 국한되었으나, 이제 “순수한 산문”을 통해 지식인들이 사고할 수 있는 새로운 표현 형식이 생겨났습니다.
3. 언어적 민족주의와 사상의 논쟁
아랍어의 지배력은 사상을 보호하고 촉진했지만, 동시에 언어 자체가 사상의 자유로운 표현을 제약하는 딜레마를 낳았습니다.
- 새로운 언어 과학의 탄생: 아랍어가 행정 언어로 사용되면서 그 복잡한 체계를 분석하고 정의할 필요성이 생겼고, 이로 인해 문법(grammar), 구문론(syntax), 문헌학(philology) 등의 언어 과학이 아랍에서 최초의 형식 과학으로 발전했습니다.
- 사상의 논리적 기반: 10세기 철학자 아부 하이얀 알-타우히디(Abu Hayyan al-Tawhidi)는 “구문론(Syntax)이 아랍인들의 논리이며, 논리가 이성(Reason)의 구문론”이라고 말하며, 아랍어의 엄격한 구조가 아랍적 사고방식의 기초가 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
- 사상의 제약: 아랍어는 결속의 강력한 촉매제였지만, 그 ‘고급 형태(high Arabic)’는 일상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유로운 표현을 제약하는 “속박(bind)”이 되기도 했습니다. 통일된 사상은 하나님 아래에서의 절대적 평등이라는 원칙에 기반했지만, 현실에서는 권력을 장악한 세력이 언어를 통제함으로써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랍어의 역할은 3,000년 역사 동안 언어적 천재성을 발휘하여 초기 아랍 공동체의 정체성을 형성했으며, 쿠란을 통해 신성하고 혁명적인 사상을 담는 그릇이 되었고, 이후 제국 시대에는 학문과 사상을 넓히는 주요 매개체로서 새로운 지식과 표현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언어의 힘은 때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어 자유로운 사상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