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付き合い(つきあい, 스키아이, 교제관계 쌓기, Bonding with Your Associates)
‘付き合い(つきあい, 스키아이, 교제관계 쌓기)’는 오늘날에도 일본에서 ‘마법의 단어’로 통합니다. 때로는 ‘우정(friendship)’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실제 의미는 훨씬 더 깊으며, ‘사회적 빚(social debt)’ 또는 ‘사회적 의무(social obligation)’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누군가와 쓰기아이를 쌓는다는 것은 그 사람과 꾸준히 교류하고(associating), 직접적인 도움을 주거나, 그 가족 또는 가까운 지인에게까지 호의를 베풂으로써 이루어집니다.
‘付き合い(つきあい, 스키아이, 교제관계 쌓기)’는 일본 비즈니스 관계를 움직이는 ‘윤활유(oil)’ 역할을 합니다. 일본의 비즈니스맨·전문직 종사자들은 언젠가 도움이나 협력, 서비스를 받아야 할 상황을 대비해, 회사 내부, 다른 기업, 관공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맥과 ‘빚 관계’를 만들기 위해 무척 애를 씁니다.
주부들 역시 일상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교사, 의사 등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선물 증정(gift-giving)을 통해 쓰기아이의 ‘잔고(bank)’를 쌓아둡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쓰기아이 방식은 퇴근 후 술자리·식사 등이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는 골프(golf)가 새로운 쓰기아이 수단으로 추가되었습니다.
규모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매달 일정 금액을 ‘쓰기아이 경비(付き合い budget)’로 배정합니다. 대기업의 경우 마케팅·영업 부서가 대부분의 예산을 집행하지만, 거의 모든 관리자가 일정 범위의 쓰기아이 예산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과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인은 쓰기아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쓰기아이는 일본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personal trust)를 쌓는 과정’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본인들 사이에서 ‘付き合いが悪い人(つきあいがわるいひと, 쓰기아이 가 와루이 히토)—즉 ‘사회적 관계를 잘 형성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이 생기면, 비즈니스 수행 능력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다행히 오늘날에는 매주 2~3회 술자리를 갖지 않아도, 아침·점심 회의 또는 월 1~2회 골프·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녁 접대는 격월 정도로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협상 과정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일본인들은 솔직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대체로 술자리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주 2~3회 사적인 음주 모임이 필수적일 때가 많습니다.
쓰기아이(付き合い)는 단순한 ‘교제’가 아니라, 상호 간에 사회적 빚과 의무를 형성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일본식 인간관계 시스템입니다.
관계 구축이 곧 자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 신뢰가 사업의 토대이며, 정보·협력·기회는 이러한 교류를 통해 생깁니다. 또한 형식보다 감정·의무의 축적 – 일본 비즈니스의 핵심은 문서나 논리가 아니라 신뢰, 감정, 인간적 의무감(on/tsukiai)입니다. 그리고 사적 시간의 희생 포함됩니다. 따라서 퇴근 후 술자리·골프·식사 등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사실상 업무의 연장입니다. 쓰키아이를 잘 못하면 업무 수행 자체가 어려움이 있고, 관계를 잘 만들지 못하는 사람(tsukiai ga warui hito)은 조직 내 영향력과 기회가 크게 줄어듭니다.
현대적 변화를 보면 최근에는 과도한 술자리는 줄고, 아침·점심 미팅, 스포츠 모임 등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짙습니다. 쓰기아이는 일본 문화에서 ‘보이지 않는 인프라’입니다. 조직을 움직이고, 협상을 진전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 바로 쓰기아이입니다.
우리네의 접대 문화와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또 다른 부분도 있다는 특유의 일본 문화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튼 ‘付き合い(つきあい, 스키아이, 교제관계 쌓기)’는 일종의 능력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