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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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리트 저널 2025년 5월 14일 보도를 읽고 드는 단상

 

월스트리트 저널(2025년 5월 14일자)은 미국의 젊은 세대가 요즘 들어 사소한 소비에도 고민과 망설임을 거듭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베이글 한 조각, 커피 한 잔조차 “지금 이걸 꼭 사야 하나?”를 되묻는 20대 청년들의 모습은 우리 세대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돈을 쓰는 게 무서운 시대’에 사는 청년들

요즘 젊은이들에게 소비란 단순한 결제가 아닌 ‘심리적 부담’이기도 합니다. 한 청년은 결혼을 미루고, 다른 이는 주택 구매를 보류했으며, 어떤 이는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쓰는 이 돈이 ‘의미 있는 투자’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쓸 돈이 있으면 과감히 쓰자”, “청춘은 도전이다” 같은 말이 통했지요. 그러나 요즘 세대는 물가 불안정, 대출 부담, 경기 둔화,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쳐져 삶 전체를 통제 불능의 세계로 느끼고 있습니다.

공감이 필요한 세대 간 대화

많은 시니어 독자분들께서는 “젊을수록 씩씩해야지, 왜 벌써부터 걱정이냐”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를 보며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겪는 세상은, 우리가 겪었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르구나.”

우리는 물가가 오르면 ‘다음 달쯤은 내릴 거야’라고 넘겼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내가 평생 이 집세를 감당할 수 있을까?’, ‘결혼은 사치가 아닐까?’라는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경제적 독립의 또 다른 의미

시카고대학교의 아비게일 세이거 교수는 “재정적 판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정체성과 자율성에 대한 선택”이라고 설명합니다. 경제적 자립은 단순히 월급을 벌고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청년들이 소비를 망설이는 이유는, 자신의 삶이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출을 줄이고, 미래를 대비하고, 가능한 한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세대일지도 모릅니다.

시니어 세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제 ‘조언하는 세대’입니다. 하지만 ‘정답’을 주기보다, 이해하고 귀 기울여주는 태도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가족 식탁에서, 또는 커피 한 잔 나누며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요즘 너희 또래는 어떤 게 가장 걱정되니?” “돈 쓸 때,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드니?”

이러한 대화는 세대를 잇고, 가정의 신뢰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마무리하며

“요즘 애들, 왜 이렇게 불안해하냐”고 묻기 전에, “우리는 그들의 불안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를 먼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은 단지 ‘불안한 청춘’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에 적응하며 묵묵히 살아내는 청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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