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아오는 현상이 늘고 있습니다. 흔히 ‘부메랑 세대’라고 부르지요. 한국에서도 결혼 후 다시 친정이나 시댁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집값 폭등, 육아 문제, 실직, 팬데믹 여파 등 다양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같이 사는 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 “엄마를 사랑하지만, 같이 사는 건 정말 힘들었어요”
영국의 한 38세 여성은 딸과 남편과 함께 어머니 댁에 잠시 머물게 됐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리모델링 중인 집이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잠시’는 예상보다 길어졌고, 작은 갈등이 쌓이면서 큰 스트레스로 번졌습니다.
어머니는 손녀가 밥을 조금만 먹어도 “더 먹여야 한다”고 걱정하고, 딸은 “이미 충분히 먹었다”고 말리며 부딪히기 일쑤였습니다. 밤이 되면 딸은 조용히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그 시간이 함께 대화 나누는 시간이라고 여겼습니다.
결국 그녀는 말합니다. “사랑하지만, 서로의 삶의 리듬은 다르더군요.”
■ “계속 함께 살았지만, 결국 독립이 해답이었어요”
또 다른 30대 중반의 남성은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를 하며 본가에서 계속 살아왔습니다. 그는 어머니와의 유대가 끈끈했지만, 매일 같이 부엌, 거실, 식사 시간까지 공유하다 보니 점점 숨이 막혔습니다. 요리를 하면 어머니가 와서 다시 손을 보셨고, 청소를 해도 “그건 제대로 된 청소가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그는 독립을 결심하게 되었고, 따로 살기 시작하자 어머니와의 관계가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고 말합니다.
■ 자녀가 돌아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랑하는 자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건 반가운 일이면서도 동시에 복잡한 일입니다. 특히 60~70대 부모 세대에게는 ‘돌아온 자식에게 무언가를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과 피로감이 공존합니다.
그렇다고 자녀도 마음이 편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미안하고 불편해하면서도, 그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그럴수록 우리는 ‘함께 살아도 각자의 방식과 공간을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자녀에게 간섭이 아닌 ‘지지와 신뢰’로 다가가는 용기, 그리고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공간과 리듬을 지키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사랑’보다 ‘조율’
부모와 자식이 한 지붕 아래에서 다시 살아가는 시대, 그건 더 이상 ‘이례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초고령사회 속에서, 세대 간의 동거는 어쩌면 더 자주 일어날 생활의 기술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와의 공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