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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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한 사립학교 ‘알파스쿨(Alpha School)’이 전통적인 교실 수업 방식을 완전히 탈피한 교육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일 단 2시간만 수학이나 독서 같은 기초 학습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 스스로가 목표를 정하고, AI를 도구 삼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미래형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이러한 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인공지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사고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습니다. 예컨대 한 학생은 환경 보호를 주제로 브랜드를 기획하고, AI를 활용해 로고를 디자인하고 웹사이트를 직접 제작했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과정을 교사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진행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방향을 잡고 AI를 도우미로 활용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는 점입니다.

우리 세대는 교실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받아 적고, 시험에서 정답을 고르는 학습 방식에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스스로 탐구하며 답을 찾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일상 도구로 활용하면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디지털 전환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우리 시니어 세대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첫째, 학습은 더 이상 특정 연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60대 이후의 삶에도 여전히 배움이 필요합니다. 손주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과 환경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이해하는 노력은 꼭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이나 간단한 인공지능 활용법부터 배우는 것도 훌륭한 시작입니다.

둘째, AI 기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컨대 요즘 은행 상담, 병원 예약, 공공 서비스까지 챗봇이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럴수록 기술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는 자립적인 삶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셋째, 손주 세대의 교육과 미래에 대해 열린 시선을 가져야 합니다.

AI가 아이들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보다는, 어떻게 올바르게 활용해 더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주는 어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실 인공지능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활용의 대상’입니다. 문제는 도구를 어떻게 다루느냐이지, 도구 그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가 라디오,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였듯이, AI 역시 우리 인생 후반기에 함께할 기술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입니다.

알파스쿨의 사례는 미국의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도 디지털 기반 대안학교나 AI 활용 교육 실험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격차가 삶의 질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시니어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다 늙어서 뭘 배우냐’는 생각을 버리고, AI 시대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손주들이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게 될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들을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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