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중반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도 빠른 기술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발전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일상과 일자리 전반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제 기업들은 구직자를 평가할 때 단순한 경력이나 학위보다 “AI 리터러시(AI Literacy)”라는 새로운 기준을 점점 더 중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AI 리터러시’란, 단순히 AI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아는 기술적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를 아는 태도와 역량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입니다. 과거 문해력(literacy)이 단순히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뜻했다면, 오늘날의 ‘AI 문해력’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소양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AI 리터러시, 새로운 문해력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
과거 산업혁명 시기, 사람들에게 필요한 문해력은 ‘문자 해독력’이었습니다.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만 사회와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AI의 급속한 확산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은 지원자에게 AI를 활용한 경험을 요구하고, 심지어 이력서에 AI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기재하도록 권유합니다.
예컨대, 한 미국 기업은 모든 신입사원에게 AI 활용 능력을 필수 요건으로 삼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은 채용 공고에 ‘AI 데이터 분석 경험’, ‘AI 기반 마케팅 전략 수립 능력’ 등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직에 국한되지 않고, 기획자, 작가, 디자이너 등 비기술직에도 AI 이해도를 요구하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시니어 세대가 체감하는 불안감과 기회
이러한 흐름은 시니어 세대에게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불러옵니다. 첫째는 불안감입니다.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는 ‘이제 와서 AI를 배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회의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구직자들은 채용 공고에 ‘AI 활용 능력 필수’라는 문구를 보고 지원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동시에, 나이가 많더라도 축적된 경험과 지혜를 디지털 도구와 결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니어 창업자가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AI 기반 고객 관리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적은 인력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유지·확장할 수 있습니다. 또, 자녀나 손주와 함께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세대 간 소통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AI 리터러시가 요구하는 태도: 배우려는 마음
기업들은 단순히 숙련된 기술자만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채용 담당자들은 “완벽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더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시니어 세대에게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모든 신기술을 전문적으로 습득하기는 어렵더라도, 변화에 열려 있고 새로운 도구를 활용하려는 태도만으로도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채용 전문가의 조언처럼 “AI에 뒤처졌다고 겁내지 마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말은 시니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제로 인터넷 강좌, 평생교육원, 공공기관의 무료 교육 프로그램 등은 이미 AI 기초 활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작은 호기심이 결국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일자리의 변화와 사회적 파장
AI 리터러시의 확산은 노동 시장 전반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노동력 제공보다는 ‘AI와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예컨대, 마케팅 부서 직원은 단순히 광고 문구를 쓰는 대신, AI가 생성한 수많은 초안을 평가하고 다듬는 역할을 맡게 될 수 있습니다. 의료 현장에서도 의사가 AI가 제시한 진단 결과를 검토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형태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시니어 세대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랜 경험과 인간적인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AI는 아직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 리터러시는 시니어 세대가 사회적 역할을 계속 이어가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AI 리터러시의 활용
시니어들의 일상에서도 AI 리터러시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음성 비서, 온라인 은행 챗봇, 건강관리 앱 등은 모두 AI 기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한결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압이나 혈당 수치를 기록해주는 건강 앱을 꾸준히 사용한다면, 병원 진료 시 더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AI 기반 번역기를 통해 외국어 자료를 쉽게 이해하거나 해외에 있는 가족과 소통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는 것입니다. AI는 결국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집니다.
시니어를 위한 제언
첫째, 배움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AI 리터러시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라 꾸준히 익혀야 하는 생활 습관과도 같습니다.
둘째,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AI 기능을 활용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부터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셋째, 세대 간 협력을 활용해야 합니다. 젊은 세대와 함께 배우는 과정은 단순한 학습을 넘어 세대 간 이해와 소통을 넓히는 기회가 됩니다.
맺음말
‘AI 리터러시’라는 말은 아직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컴퓨터 문해력’이라는 말이 새로운 기준으로 떠올랐던 것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변화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컴퓨터를 익히지 못한 이들은 직장과 사회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AI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에게도 늦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열린 태도와 끊임없는 호기심입니다. AI 리터러시를 통해 우리는 단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 속에서 지혜와 경험을 발휘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