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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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 서로 다른 마음의 풍경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도 마음의 건강을 둘러싼 사정은 나라마다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의 소비자 인사이트(Consumer Insights)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우울감과 스트레스, 불안과 같은 마음의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성인의 비율이 나라별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조사는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세계 주요 10개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나라마다 1천 명에서 8천6백 명에 이르는 만 18세부터 64세까지의 응답자가 참여하였습니다.

수치를 보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42퍼센트)이었고 미국(41퍼센트)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습니다. 캐나다(39퍼센트)와 영국(37퍼센트)이 그 뒤를 따르며 북유럽과 북미, 영어권 국가가 대체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이어 브라질(32퍼센트)과 독일(31퍼센트)이 중간 수준을 보였고, 인도(26퍼센트), 프랑스와 일본(각각 22퍼센트)이 그 아래에 자리했으며, 가장 낮은 곳은 중국(16퍼센트)이었습니다.

숫자가 높은 나라가 더 아픈 나라일까요

다만 이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의료기관의 정식 진단이 아니라, 응답자 스스로가 그러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힌 비율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수치가 높은 나라가 곧 마음이 더 병든 나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마음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에 거리낌이 적은 사회일수록 그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정신 건강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과 태도가 나라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해 왔습니다. 어떤 사회에서는 마음의 병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 실제로 힘들면서도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결과는 마음의 병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보여 주는 지도인 동시에, 사람들이 그 문제를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하는지를 함께 비추는 거울로 읽는 편이 옳습니다.

조사에서 빠진 65세 이상, 그러나 마음의 무게는 더합니다

시니어 독자께서 특히 유념하실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번 조사의 대상은 만 18세부터 64세까지, 곧 경제 활동을 하는 연령층이었습니다. 만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는 처음부터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므로, 위의 수치를 시니어의 마음 건강으로 그대로 옮겨 읽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건강이 소중하다는 사실에는 나이의 구분이 없습니다. 도리어 은퇴와 사별, 신체 기능의 변화, 사회적 관계의 축소처럼 인생의 후반기에 마주하는 변화들은 마음에 적지 않은 무게로 다가오곤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시니어 세대의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은 오래도록 관심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마음의 병은 결코 의지가 약한 탓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먼저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마음이 가라앉고 의욕이 사라지거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평소 즐기던 일에도 흥미를 잃는 상태가 2주 넘게 이어진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시기를 권합니다. 이는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병원을 찾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부담 없이 두드릴 수 있는 도움의 창구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마음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힘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떤 상담 전화와 제도도 끝내 대신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연결입니다. 가까이 사는 가족과 주고받는 한 통의 안부 전화, 동네 복지관과 경로당의 작은 모임에 한 발 내딛는 일, 이웃과 나누는 인사 한마디가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든든한 힘입니다. 사회가 마련한 제도가 울타리가 되어 준다면, 그 울타리 안을 따뜻하게 채우는 것은 결국 우리 곁의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힘든 날, 부디 혼자 끌어안지 마시고 곁의 누군가에게, 그리고 전문가에게 손을 내미시기 바랍니다. 그 한 걸음이 곧 회복의 시작입니다.

자료 출처: 스타티스타 소비자 인사이트(Statista Consumer Insights) 조사 및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보도를 참고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 조사 기간은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이며, 세계 주요 10개국의 만 18세부터 64세 성인(국가별 응답자 1천 명에서 8천6백 명)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