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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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문제를 겪는 미국인의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약물남용 및 정신건강서비스청(SAMHSA)의 최신 전국 약물 사용 및 건강 조사에 따르면, 12세 이상 미국인 가운데 알코올 사용 장애(AUD·Alcohol Use Disorder)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비율은 2021년 10.6%에서 2025년 8.9%로 낮아졌습니다. 인원으로는 약 300만 명이 감소한 규모입니다.

다만 이 수치를 해석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해당 조사의 방법론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변경돼 2021년 이전 자료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컬럼비아대학교와 미시간대학교 등의 장기 연구, 갤럽 조사 등 다른 자료에서도 미국인의 음주 감소 현상이 확인되고 있어 단순한 통계상의 착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건강이나 직장생활, 가족관계 등에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음주를 계속하거나 스스로 음주량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현대 의학에서는 이를 ‘술을 끊을 수 있는 사람’과 ‘끊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누기보다 연속적인 스펙트럼으로 이해합니다.

임상적으로는 갈망, 계획보다 많은 음주, 음주를 줄이거나 중단하려는 반복적인 실패 등 11개 증상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해당 증상이 2~3개이면 경증, 4~5개이면 중등도, 6개 이상이면 중증 알코올 사용 장애로 분류합니다.

이번 감소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경증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감소입니다. 전체 문제 음주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경증 집단에서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중등도와 중증 장애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번 변화를 공중보건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 미국인들은 술을 덜 마시게 되었을까요. 전문가들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를 당연한 사회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던 문화가 약해진 것이 중요한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술이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술 대신 운동이나 취미, 온라인 활동 등 다른 형태의 여가를 선택하는 문화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 약물이 음주 욕구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알코올 사용 장애 감소를 이 약물의 영향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약물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중증 음주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이번 통계에서는 오히려 중증 장애의 감소 폭이 가장 작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미국 정부의 공중보건 정책 변화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최근 음주 관련 식생활 지침에서는 과거 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이라는 구체적인 기준 대신 보다 포괄적인 ‘음주 제한’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알코올 관련 공중보건 조직과 연구 인력의 축소도 변수입니다. 개인과 사회의 음주 습관이 개선되고 있다고 해서 정부 차원의 감시와 예방 체계까지 약화시켜도 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되도록 정확한 통계를 축적하고 위험 음주자를 조기에 발견하며, 중증 환자에게는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술은 오랫동안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의 중요한 매개였지만, 건강수명이 길어진 시대에는 음주에 대한 생각도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젊은 시절의 음주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현명한 선택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의 알코올 처리 능력과 약물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음주량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은 건강관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미국의 변화가 보여주는 것은 ‘절주’가 반드시 강제적인 금욕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건강에 관한 정보가 축적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며 술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늘어나면 개인의 선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책 역시 이러한 자발적인 변화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필요도 없고, 술을 즐기는 사람을 문제시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음주가 건강과 가족관계,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스스로 돌아보는 일입니다. 특히 음주를 줄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거나,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는데도 계속 술을 찾는다면 단순한 ‘절제력 부족’으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나타난 음주 감소세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인 사회 변화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술을 덜 마시려는 선택이 개인의 결심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술을 얼마나 마실 것인가 역시 결국 그 목표를 향해 자신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절주는 거창한 결심이라기보다 앞으로의 삶을 조금 더 건강하게 설계하는 작은 선택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캐어유뉴스 편집장 김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