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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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세대를 위한 성찰

오늘날 경영 환경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어 중 하나는 단연 ‘인공지능(AI)’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으며, 특히 생성형 AI는 공급망, 마케팅, 재무 등 기업 운영 전반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사에서 드러난 사실은 다소 의외입니다. 바로 기업의 최고경영자들(CEO)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도 AI를 직접적으로 활용해 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이해 부족의 문제가 아닙니다. 리더십의 본질, 조직의 미래, 나아가 세대 간 격차 문제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시니어 세대에게도 이 사안은 남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기업 경영 환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은퇴 후에도 사회 변화에 대한 이해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왜 최고경영자들은 AI를 직접 쓰지 않을까?

많은 CEO들은 AI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자신이 업무에 활용하는 것에는 망설임을 보입니다.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낯설고 불편한 심리적 장벽입니다. MIT 몰릭 교수의 지적처럼, AI를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은 단순한 기술적 난이도가 아니라 심리적 거부감에서 비롯됩니다. 오랜 시간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리더일수록 이러한 불편함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둘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CEO라는 자리는 조직 전체를 대표하는 위치입니다. 이들이 공개적으로 AI를 활용하다 실수를 범하면 ‘리더가 기술을 모른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따라서 직접 실험하기보다는 젊은 직원들이 시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세대적 격차입니다. 젊은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했기에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훨씬 적극적이고 빠릅니다. 반면 기성 세대, 특히 50대 이상 경영진에게는 변화가 불편한 숙제로 다가옵니다.

‘보여주기’에서 ‘직접 하기’로의 전환 필요

앤디 카츠-메이필드 대표가 젊은 직원들을 고위 임원 회의에 불러 시연을 시킨 사례는 상징적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리더 스스로 AI를 사용하는 경험입니다.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 단순한 데이터 요약이 필요할 때, 혹은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정리할 때 등 AI는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실습조차 시도하지 않는다면, 리더는 AI의 진정한 가능성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시니어 세대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기술은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직접 스마트폰을 만져보고,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며,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보아야 비로소 익숙해지고 생활에 스며듭니다. AI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니어 세대와 AI –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을

AI는 단순히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깊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건강 관리, 금융 서비스, 교통,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는 환자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조기 진단에 도움을 주고, 금융권에서는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시니어 세대가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된다면, 단순히 기술을 놓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회 자체를 잃게 됩니다. 따라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는 순간 변화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세대 간 가교로서의 시니어

시니어 세대는 단순히 수용자의 입장에서만 AI를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오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AI 활용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젊은 세대는 빠른 적응력을 바탕으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지만, 때때로 성급한 활용으로 인해 윤리적 문제나 사회적 부작용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시니어 세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라, 삶에서 우러난 통찰과 가치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시니어가 준비해야 할 세 가지

시니어 세대가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작은 경험부터 시작하기

복잡한 AI 도구를 바로 다루려 하지 말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서비스부터 접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번역, 일정 정리, 뉴스 요약 기능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② 세대 간 협력하기

젊은 세대와 함께 AI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손주와 함께 챗GPT를 사용해 글을 써보거나, 자녀와 함께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체험하면 훨씬 부담이 줄어듭니다.

③ 윤리와 가치의 눈으로 바라보기

AI가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다운 판단과 도덕적 기준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시니어 세대는 자신의 삶을 통해 배운 가치관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균형 감각을 사회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 리더십과 시니어의 역할

최고경영자들이 AI를 망설이는 이유와 시니어 세대가 기술을 주저하는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음,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변화의 속도에 대한 부담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술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개인과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습니다.

시니어 세대에게 AI는 새로운 장벽이 아니라 새로운 다리입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어 경험한다면,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참여를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AI를 통해 우리는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직접 해보는가”입니다. 최고경영자에게도, 시니어 세대에게도 같은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이제는 ‘보여주기’에서 ‘직접 하기’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정한 리더십이며, 동시에 시니어 세대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