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
10-26-1800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 Praising to Death)

원래 이 말은 원래는 가부키歌舞伎(かぶき)등의 연예 관계에서 사용되어 온 용어로, 두각을 나타내고 유망격으로 여겨진 젊은이를 필요 이상으로 칭찬하는 것으로 유정천(有頂天)으로 만들고, 결국 그 재능을 버려 버리는 것. 여기서 유정천은 불교의 용어로 ‘하늘의 정상’과 거기에서 돌아온 ‘기쁨의 절정’과 ‘사물에 열중하여 나를 일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즉 ‘기쁨의 절정으로 날아오르고 나를 잊고 있는 상태’를 가르키는 관용구입니다.

또 경쟁관계에 있는 인물을 과잉으로 칭찬해 증대시켜 큰 스캔들이나 불상사 를 유발시켜 사회적 신용 을 실추시킴으로써 그 활약의 기회를 잃게 하고 재능을 망치는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네가 칭찬을 할 때, ‘비행기를 태운다’라는 얘기와 어쩌면 일맥상통합니다만,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선거가 다가오면, 나라 곳곳의 거리와 골목은 확성기를 단 버스와 트럭, 밴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이 차량들은 후보자들의 구호와 연설을 요란하게 내보내며, 후보자 본인도 직접 차량에 탑승해 확성기로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때로는 고음의 목소리를 가진 젊은 여성 보좌관들이 녹음된 메시지에 실시간으로 호소를 덧붙이기도 합니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런 ‘소음 폭탄’ 선거 차량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돌아다녀, 시민들에게 큰 불쾌감을 주고 민원이 쇄도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끄럽고 공격적인 확성기 차량은 극우 단체들이 운행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차량은 항상 가장 크고, 스피커는 가장 강력하며, 메시지를 외치지 않을 때에는 귀청이 터질 듯한 군악을 틀어댑니다.

극우단체의 확성기 차량은 정부 청사나 정치적 반대파의 자택 근처에 합법적인 한계 거리까지 접근해, 하루 종일 메시지를 쏟아내곤 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법적으로 허용된 거리만 지키면 개입하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이들의 존재에 불만을 품지만,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매우 과격하여 어떤 방해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잠시 공부하던 시기에는 새벽부터 극우단체 확성기 버스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잠을 깬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일반 주택단지 가운데 있는 ‘합숙소’에 있었을 때입니다. 이는 전략적으로 정치인을 싫어하게 만들려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 시끄러운 단체가 찾아오는 이유가 그 정치인 때문이니까요.

이러한 극우 단체들은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라는 전술을 사용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 ‘褒め(ホメ, ほめ. 호메 )’는 일본어 ‘호메루(褒める)’, 즉 ‘칭찬하다’를 뜻하고,
      • ‘殺し (ゴロシ,ごろし. 고로시 )’는 ‘죽이다’(殺し, 코로수)에서 온 말입니다.즉,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란 ‘칭찬으로 죽인다’,
      • ‘칭찬으로 상대를 파멸시키는’ 교묘한 심리전입니다.

이것은 절반의 진실, 과장, 암시, 풍자 등을 섞어 누군가의 평판을 교묘히 무너뜨리는 일본식 ‘역설적 비방’입니다.

일본 사회에서의 파장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 방식의 의 비방은 일본 사회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최대 20대의 확성기 차량이 한 사람을 공격하는 일도 있을 만큼 그 규모가 크고,

둘째, 이러한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행태는 일본 사회의 전통적인 비직면적 문화(間接コミュニケーション, 간접커뮤니케이션)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언론과 경찰 보고에 따르면, 이런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 캠페인은 야쿠자(ヤクザ)라 불리는 조직범죄 집단이 자금을 대고, 때로는 인력까지 지원한다고 합니다.

속설이지만 ‘야큐자’의 어원은 ‘8-9-3’이라는 포커 게임에서 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8, 9, 3을 일본식 고유어나 한자어 독음을 섞어 읽으면 ‘야(8) – 쿠(9) – 자(3)’와 비슷하게 발음됩니다. 8 (八): ‘야(や)’는 일본 고유어식 읽기인 ‘얏츠(やっつ)’에서 따온 것입니다. 9 (九): ‘쿠(く)’는 한자어식 읽기인 ‘쿠(く, 쿠의 짧은 형태)’에서 따온 것입니다. 3 (三): ‘자(ざ)’는 한자어식 읽기인 ‘산(さん)’이 발음상 변화(연탁 현상)를 일으켜 ‘자(ざ)’ 또는 ‘사(さ)’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가장 쓸모없고 가치가 없는 패를 뜻하는 ‘야쿠자’라는 말이 도박판 주변의 쓸모없는 사람들(도박꾼, 불량배 등)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용어로 사용되다가 조직폭력배를 지칭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설입니다.

아무튼 일부 정치인들은 이런 공격을 스스로 자초한 것으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 정치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야마구치구미(山口組), 스미요시렌고(住吉連合), 이나가와카이(稲川会) 같은 대형 야쿠자 조직과 관계를 맺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입니다. 이들 조직은 일본 사회 곳곳의 사업에 얽혀 있어, 완전히 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합니다.

오늘날 일본의 정치문화가 변화하면서, 정치인들 스스로도 비꼬기나 풍자 같은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식 언어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즉, ‘칭찬으로 죽이는’ 교묘한 언어의 힘이 앞으로는 일본 정치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칭찬은 격려의 방법으로 빼놓을 수 있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이들이 褒め殺し (ホメゴロシ, ほめごろし, 호메고로시)로 나를 죽이려 하는가?’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칭찬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 이 말을 통해서 또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