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일자리를 찾는다면 지금 받는 연봉을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몸값을 정확히 알고 싶어 합니다. 특히나 급여 명세서를 받아들 때마다 그렇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미국인들이 이직을 통해 급여를 대폭 인상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임금이 기술 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2025년 5월 1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은 칼럼니스트 캘럼 보처스 (Callum Borchers)의 〈美, 고소득 이직자들, 식어가는 채용시장에 한숨(Well-Paid Job Hoppers Bemoan Cooler Market)〉는 제목을 칼럼을 통해서 보도했습니다.
사실 이직으로 대폭 연봉을 인상받았던 이들은 그 혜택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미국 근로자의 약 3분의 2는 현재 자신의 기술이나 경험이 이전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는 HR 컨설팅 기업 코른 페리(Korn Ferry)의 수석 컨설턴트 세라 사이페르트(Sarah Seifert)의 말처럼 “우리가 예전처럼 쉽게 사람을 옮길 수 없는 시장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덧붙입니다. “이제는 후보자들도 훨씬 더 신중해졌습니다. 시장 상황을 면밀히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죠.”
최근 몇 년 사이 이직을 통해 연봉을 높였던 사람들은 특히 고민이 많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시장의 활기를 타고 이직하여 높은 연봉을 받아왔던 이들은 이제 “다시 이직한다면 지금 받는 연봉만큼은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연봉 버블’을 체감하는 사람들
채용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수석 부사장 앤드류 챌린저(Andrew Challenger)는 이렇게 말합니다.
“팬데믹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연봉 인상과 승진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더 높은 기준을 스스로에게 세운 셈이죠.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미네소타의 한 직장인은 2021~2022년 사이 단 6개월 만에 내부 승진을 경험한 후, 다른 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이직하며 급여가 두 배로 올랐습니다. 그는 “지금 다니는 회사는 더 이상 나를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직장인, 팀(30세)은 “지금 직장에서 해고된다면, 현재 급여 수준으로 새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직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겠지만, 현실적으로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노동시장의 변화: 고연봉자에겐 더 어려운 시대
최근 채용 플랫폼 집리크루터(ZipRecruiter)에 따르면, 2024년 1분기에 이직자들이 새로운 직장에서 받은 급여는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습니다. 2022년 초에는 이직 시 급여가 평균 18%나 올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입니다.
회계사 페이지 셀던은 팬데믹 기간 동안 CPA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봉이 47%나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다시 그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텍사스에 거주하며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조셉 매그너슨(Joseph Magnuson)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팬데믹 중에는 60%의 급여 인상을 기대하며 이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직을 꺼립니다. 그는 “지금은 팀워크와 워라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고용주들도 전략 수정 중
고용주들 또한 고액 연봉자 채용에 신중해졌습니다. 비용 효율성과 장기 근속 가능성, 리스크 등을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인사담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높은 연봉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에게 더 적합한 사람은 ‘지금보다 약간 낮은 수준의 연봉’이라도 오랫동안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재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더 많은 돈’을 좇기보다는,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직의 매력이 약해진 지금, 노동시장은 한층 더 신중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