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가 아닌 내가 썼습니다”라는 주장 위해 오히려 AI에 의존하는 세태
이 글은 AI 감지 프로그램으로 검토한 결과, 사람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그대로 게재하였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사람이 작성한 글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이 ‘사람’임을 증명하려고 합니다. 2025년 5월 17일자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Students Turn to AI to Prove Bots Didn’t Write Their Essays」라는 제목의 기사를 줄리 자르곤(WSJ Family & Tech) 칼럼니스트가 게재했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AI 감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표절이나 부정행위를 적발하려 하고 있는 반면, 학생들은 자신의 원본 에세이를 다시 써서 ‘인간적인 문체’로 보이도록 만들기도 하고, AI 감지 도구를 이용해 그 결과를 교사에게 제시하며 자신이 직접 작성했음을 입증하려 합니다.
보스턴에 거주하는 16세 고등학생 마일스 펄버스(Miles Pulvers) 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절대 AI를 사용해 숙제를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제가 작성한 글을 제출하기 전에 AI 감지 프로그램을 돌려봅니다. 혹시나 AI가 작성한 것처럼 판단되어 감점당하는 일이 없도록요.”
AI 감지기는 대개 단어 선택이나 문장 구조에서 반복되는 패턴, 과도하게 단순하거나 특정한 스타일 등을 기반으로 AI 작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실제로 AI가 생성한 문장에는 종종 쉼표나 문장부호가 비정상적으로 적거나 많고, 문장이 지나치게 직선적이고 ‘기계적’이라는 특징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그 기준은 모호할 수 있습니다. 감지 프로그램이 인간이 쓴 글을 AI가 썼다고 판단할 확률은 여전히 낮지 않기 때문입니다.
“로봇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AI를 사용하지 않고도 AI처럼 보인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특히 문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오히려 AI로 오해받기 쉬운데요, 이는 AI의 글쓰기 능력이 고급 문장을 생성하는 데 상당히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타이슨 쇼케츠(Tyson Shocketts, 16세) 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글쓰기를 잘한다고 해서 페널티를 받는 건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저는 글을 아주 꼼꼼하게 쓰는 편이라 가끔 AI로 오해받기도 해요.”
그는 또래 친구들이 자기 글이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Undetectable AI”와 같은 웹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I 경찰’의 시대
AI 감지 도구는 요즘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지만, 그 정확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합니다. 포덤대학교에 재학 중인 20세 학생 레인 크리거(Lane Krieger) 군은, 일부 교수들이 AI 감지기의 결과만으로 학생의 글을 평가하거나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자신이 직접 쓴 글이 AI로 오해받는 상황이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교사들도 혼란스러운 현실
어떤 교사들은 Grammarly나 ChatGPT 같은 도구를 활용해 학생의 글쓰기 방식, 맞춤법, 문법 오류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기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과 교사 모두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 고등학교 교사인 제니 맥스웰(Jenny Maxwell)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지금처럼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