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3일
3389_6012_528

– 산업혁명 격변기에 비유하며 교회의 대응 강조

2025년 새로 선출된 교황 레오 14세께서는 인공지능(AI)을 재임 초반의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인간 존엄성과 정의에 미치는 영향을 교회 차원에서 깊이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셨습니다.

레오 14세는 2025년 5월 12일(현지시간) 첫 공식 연설에서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배치는 인간을 강화하는 방향이어야 하며, 단순한 기술 효율성을 넘어서야 합니다”라고 밝히며, 기술이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위협하지 않도록 교회가 영성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미국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교황 레오 14세, 인공지능과 인간 존엄성에 조기 집중…영성적 대응 예고 (Leo puts an early focus on AI and dignity) 〉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19세기 산업혁명기 교황 레오 13세의 행보에 비유

신임 교황의 이러한 접근은 19세기 산업혁명기 당시 노동 문제와 사회 불평등에 맞서 교회의 입장을 정리한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을 연상케 합니다. 이 회칙은 당시 급변하는 기술과 자본주의 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기 위한 첫 시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레오 14세 역시 현대판 ‘레룸 노바룸’을 염두에 둔 듯, AI라는 새로운 기술 문명 속에서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재정의하고 지켜내기 위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셨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른 우려와 교회의 역할

교황청 과학원(Pontifical Academy of Sciences)의 가브리엘라 가미노 총무는 “AI는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영향력 있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노동, 창의력, 감시, 차별, 전쟁,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인 조셉 유카(Joseph Yukos) 교수는 “AI는 윤리적 가치체계, 인간 이해, 심지어 신의 형상으로서 인간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바티칸의 최근 행보: AI와 인간의 관계 정리 중

바티칸은 최근 수년간 AI 윤리에 대해 다양한 문서와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해왔습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 시기였던 2020년에는 ‘로마 AI 윤리 선언’을 채택했고, 2023년 바티칸 시티에서는 ‘인간과 기계의 미래’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 바티칸은 ‘인공지능과 인간’(Adagium et Nova)이라는 제목의 공식 문건을 통해 AI 기술과 인간 존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을 제공했습니다. 이 문건은 기술이 인간을 도구화하거나 통제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며, “기술은 인간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만드는 철학적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영성적 응답과 철학적 기반

레오 14세는 “AI가 인간 존재의 목적과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신학적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며, “교회는 이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인간과 정의, 창조와의 관계 속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는 또한 “신앙은 기술보다 인간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며, 인간의 영성과 존엄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이셨습니다.

이번 교황의 메시지는 단순한 종교적 수사가 아니라, 기술의 물결 속에서 인간성과 공동체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전 세계 시민과 지도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향후 교황청이 제시할 구체적인 윤리 가이드라인과 글로벌 협력 제안이 주목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