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의 지능은 과연 넘어설 수 있을까요?
뉴욕타임스는 2025년 5월 25일 카데 메츠(Cade Metz)가 쓴〈똑똑하긴 하지만, 아직은 인간이 더 낫습니다「It’s Smart, But for Now, People Are Still Smarter」〉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인간의 지능은 과연 넘어설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답하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샘 알트만(OpenAI CEO) 씨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비공식 만찬에서, 대통령 임기 중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씨는 팟캐스트에서 이보다 더 일찍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씨는 오랫동안 이와 같은 주장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2026년까지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와 기술 업계의 많은 리더들은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A.G.I.란 인간의 인지 능력과 동등하거나 이를 초월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2000년대 초, 몇몇 과학자들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실험적인 기술을 개발하며 AI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A.G.I.가 결국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 보았고, 현재 그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보다 더 뛰어난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다양한 직업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AI 기술 발전, 특히 챗GPT와 같은 대형 언어모델이 급속도로 보급됨에 따라, 과연 이러한 낙관이 현실적인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A.G.I.가 과연 인간을 능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슈퍼지능’이란 단어 자체가 과장된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낙관론자들조차, AI가 인간을 능가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인정합니다. 현실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같은 직관력이나 상황 판단 능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A.G.I.는 언젠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주로 신경망 기술에 기반하여 학습합니다. 방대한 텍스트, 이미지, 음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언어의 패턴을 익히고, 새로운 문장이나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존의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과는 다릅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단계별로 지시한 대로 움직였던 반면, 신경망 기반 AI는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합니다.
이는 마치 인간이 책을 많이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쌓는 것과 비슷합니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인류의 지식 구조를 모방하며, 점점 더 높은 정확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티븐 핑커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인간보다 더 뛰어난 시스템이 반드시 모든 면에서 더 나은 것은 아닙니다. 만능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들은 놀랍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뛰어난 기계 장치일 뿐입니다.”
현실 세계에 뿌리내린 인간 지능
현대 AI 기술이 수학과 프로그래밍 등의 분야에서 이미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지능은 단순히 문제 풀이 능력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MIT 인지과학자 조쉬 테넨바움(Josh Tenenbaum)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인간의 지능은 물리 세계를 이해하고, 감각적으로 경험하며, 구체적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전합니다. 팬케이크를 뒤집는 법을 아는 것도 지능의 일종입니다.”
일부 기업은 로봇에 인간의 지능을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챗봇 훈련보다 훨씬 더 어렵고, 물리적 환경에서 수많은 반복 학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인간과 기계의 간극은 여전히 큽니다. 특히 디지털 세계를 넘어서 물리적 현실에서도 ‘인간 수준의 지능’을 구현하려면 아직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스템들은 기적이 아닙니다”
AI 시스템은 수학적으로 정의 가능한 영역, 예컨대 고급 수학 문제나 코딩 문제에서는 놀라운 능력을 보입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글쓰기나 철학적 사고, 윤리적 판단처럼 인간의 감정과 맥락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최근 알트만 씨는 자신의 X(구 트위터)에 “OpenAI가 글쓰기에서 창의적인 작업에 뛰어난 모델을 훈련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곧 이어 “창의성은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스티븐 핑커 교수는 “이 시스템들은 기적이 아닙니다. 매우 인상적인 기계 장치일 뿐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릴 넘치는 판타지,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A.G.I.에 대한 기대는 기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매혹적인 판타지를 불러일으킵니다. 마치 마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속 상상처럼, 인간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닮아가며 자율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꿈을 꾸어 왔습니다.
1950년대 인공지능이라는 학문이 태동할 당시에도, 과학자들은 곧 인간 수준의 사고력을 갖춘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인간의 두뇌를 완전히 재현한 AI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에도 일부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인류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 예컨대 불의 발견이나 원자폭탄, 인터넷 발명과 같은 차원의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믿음을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서 AI 수석 과학자를 맡고 있는 얀 르쿤(Yann LeCun) 씨는 “AI는 결국 우리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가 완성할지도 모릅니다. 현재로서는 A.G.I.가 언제 실현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