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3일
9-1-2200

카힌(kahin)은 아랍 사회의 핵심 개념 및 용어 중 하나로, 초자연적인 통찰력을 통해 진실을 예언하고 전달하는 예지자 또는 무속인을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초기 아랍인의 사상, 언어, 리더십, 그리고 이슬람의 등장과 그에 따른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카힌에 대한 논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의 및 역할:
    • 카힌(kahin)은 예지자(seer) 또는 **무속인(shaman)**을 의미하며, 다른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감지하거나 예측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여겨졌습니다.
    • 이들의 지위와 기능은 고대 히브리어의 ‘코헨(kōhēn)’과 어원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
    • 초기 아랍 사회에서 카힌과 카히나(kahinah, 여성형)는 부족 리더십 및 예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전설적인 예지자 **타리파(Tarifah)**는 마립 댐의 붕괴를 예견하고 부족의 이주를 이끌었으며, 그녀의 모든 선언은 특별한 형식의 연설인 **바얀(bayan)**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바얀은 초자연적인 통찰력에 기반한 웅변적인 연설로, 이 방식으로 말해진 내용은 반드시 진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진실성은 경험적 사실보다는 충분한 사람들이 믿는 것, 즉 언어의 설득력과 집단적 연대에 달려 있었습니다.
  • 언어 및 진실과의 관계:
    • 카힌의 연설은 운율과 리듬을 가진 특별한 형태의 고급 아랍어인 **사즈(saj’)**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사즈는 훗날 꾸란에도 다시 등장합니다.
    • 아랍 학자 알-마스우디(al-Mas’udi)는 카힌들이 “계몽의 눈(the eye of enlightenment)”으로 세상을 보고, 고독한 야생에서 많은 시간을 성찰하며 다른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예견하는 능력을 얻었다고 보았습니다.
    • 9세기 학자 이븐 쿠타이바(Ibn Qutaybah)는 모세의 시대를 ‘마법의 시대’, 예수의 시대를 ‘치유의 시대’로, 무함마드의 시대를 꾸란의 명료하고 웅변적인 언어인 ‘바얀의 시대(age of bayan)‘로 묘사하며, 카힌의 초자연적 마법이 무함마드의 ‘초언어적(superlinguistic)’ 기적에 의해 대체되었음을 암시했습니다.
  • 무함마드 및 이슬람과의 관계:
    • 초기 무함마드 자신도 자신의 계시가 카힌과 같은 것인지 두려워했습니다. 당시 그의 주변 사람들도 초기 계시를 카힌의 능력과 유사하게 보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무함마드는 곧 자신의 계시가 고대 아랍의 카힌들을 영감을 주던 ‘샤이탄(daemon)’이 아닌 **천사(angel)**를 통해 온 것이며, 그 내용 또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무함마드는 카힌들의 운율적인 연설을 싫어하며 그들과 거리를 두려 했고, **”예언자 이후에는 카힌의 지위가 있을 수 없다(There can be no kahinhood after prophethood)”**고 선언하며 카힌의 전통을 끝내고 능가했다고 선언했습니다.
    • 꾸란은 무함마드가 시인도 카힌도 아니라고 명시적으로 부정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란은 카힌들의 연설이 지녔던 “고대 마법(ancient magic)”을 물려받아 신성함으로 승격시켰으며, 이는 꾸란 자체의 진실성에 대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 이븐 할둔(Ibn Khaldun)은 카힌은 “악마들에게 영감을 받기 때문에 진실과 거짓을 섞는다”고 지적하며, 예언자는 “천사적 진실의 영역과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하며 카힌과 예언자 사이의 중요한 차이를 강조했습니다.
  • 카힌의 특성:
    • 일부 전설적인 카힌들은 신체적으로 기형이었으며, 육체적 결함을 정신적 능력으로 보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티흐(Satih)는 뼈가 없어서 “가운처럼 말릴 수 있었다”고 묘사됩니다.
    • 아라비아의 아리안족과 아랍인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둘 다 “선견자와 초자연적 전문가(seers and supernatural experts)” 계층을 가졌다고 언급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카힌은 초기 아랍 사회에서 언어, 권위, 진실을 연결하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이들의 ‘바얀’이라는 웅변적 연설은 초자연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믿음을 형성했으며, 이는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 아랍인들의 정신세계와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개념입니다. 무함마드의 출현과 이슬람의 확장은 카힌의 전통을 흡수하고 변형시키면서 새로운 형태의 언어적, 영적 권위를 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