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오를수록 많은 분들이 자연을 찾아 떠납니다. 가까운 계곡, 호수, 강에서 수영하며 더위를 식히는 것은 여름철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자연 속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높고 수온이 따뜻해진 시기에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라는 이름의 생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아메바는 따뜻한 민물에 서식하는 미생물로, 일반적으로는 해를 끼치지 않지만 코를 통해 인체에 들어오면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를 먹는 아메바’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며, 감염될 경우 ‘원발성 아메바성 수막뇌염(PAM)’이라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을 유발합니다.
다행히 이 감염은 극히 드뭅니다. 미국의 경우 연간 10건도 채 되지 않으며, 지난 60여 년간 단 4명의 완치자만 있을 정도로 희귀합니다. 그러나 일단 감염되면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치명적일 수 있기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시니어 여러분은 이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요? 다음과 같은 간단한 실천으로 안전한 여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첫째, 민물 수영 시에는 물이 코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머리를 물 위로 유지하거나, 코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수상스키, 래프팅, 다이빙과 같이 얼굴에 물이 튈 수 있는 활동은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바닥을 휘젓지 마십시오.
아메바는 민물의 흙이나 침전물 속에 서식하기 때문에, 얕은 물에서 발로 바닥을 파헤치거나 뛰어다니는 행동은 아메바가 물로 퍼지는 것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셋째, 수영장이나 물놀이 시설이 적절히 소독되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수영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진 않습니다. 소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수영장, 아이들용 풀장, 미끄럼틀, 물놀이 장난감 등에서도 아메바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물통이나 간이 욕조도 물을 사용한 후엔 반드시 비우고 청소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넷째, 비강세척기 사용 시 반드시 멸균수 또는 끓인 물을 사용하십시오.
수돗물은 멸균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절대로 코세척에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증류수, 멸균수, 또는 끓인 후 식힌 물만을 사용해야 안전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아메바 감염의 가능성은 점점 더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 주로 보고되던 사례가 점차 북쪽으로도 확산되는 추세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여름철 더위가 길어질수록 아메바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는 만큼, 작은 경각심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만약 수영 후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에게 민물 수영 사실을 꼭 알리시기 바랍니다.
시니어 여러분, 여름철 자연에서의 활동은 분명 건강에 좋고 활력을 주는 좋은 습관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동시에 경계해야 할 위험도 함께 존재합니다. 올여름, 즐거운 물놀이와 함께 현명한 예방으로 안전까지 챙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