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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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요아케시의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서 스마트폰은 필수품이자 생활의 중심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편리함 뒤에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일본 아이치현의 소도시 도요아케시는 최근 주민들에게 하루 두 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조례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강제적 처벌 규정은 없지만,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이 조치는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도요아케시의 논의가 시작된 배경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 과다로 인한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정신적 피로와 같은 건강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층에서 스마트폰 의존은 학습 능력 저하, 대인관계 갈등, 정서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비단 젊은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시니어 세대에게도 스마트폰 과사용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과 시니어 건강

많은 시니어들이 가족·지인과 연락하거나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그러나 화면에 지나치게 오래 노출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후 수면 장애나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 기억력 저하와 뇌 건강 악화에 직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은 편리한 정보 접근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피로(digital fatigue)’라는 새로운 문제를 안겨 줍니다. 작은 화면으로 뉴스를 오래 읽거나,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에 반응하다 보면 불안감과 피로가 누적됩니다. 이는 오히려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에서 얻는 교훈

도요아케시의 조례안은 법적 강제력이 없고 권고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의미는 단순히 시간을 제한하자는 데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가족과 사회가 함께 ‘스마트폰 사용의 의미와 적정 수준’을 고민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밤 9시 이후 기기를 내려놓고 부모와 대화하거나 책을 읽는 모습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가족 간 소통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니어에게도 이 메시지는 중요합니다. 은퇴 이후 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개인의 건강과 행복에 직결됩니다. 만약 하루의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뉴스, 유튜브 영상, 온라인 쇼핑에만 소비한다면 신체 활동과 사회적 교류는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절제하고 산책, 독서, 친구와의 대화를 늘린다면 삶의 질은 훨씬 향상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시니어 세대 역시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지만, 그만큼 새로운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에서 스마트폰 과의존은 시력 저하, 목·허리 통증, 수면 장애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하루 두 시간이라는 일본식 제한이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기 생활 패턴 속에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점검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10시 이후에는 기기를 멀리 두고 수면 준비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거나, 하루 일정 중 일정 시간을 가족·친구와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으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온라인 기사나 영상을 무심코 넘기기보다 책 한 권을 차분히 읽는 습관은 두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세대 간 공통 과제

스마트폰 절제는 단지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의 과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세대, 특히 시니어 세대에게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일본 도요아케시의 시도는 그 자체로 완벽한 해법이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을 상기시켜 줍니다. “나는 하루에 스마트폰에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가? 그 시간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는가?”

결국 스마트폰 절제는 단순한 ‘사용 시간 줄이기’가 아니라 ‘삶의 시간 되찾기’입니다. 우리가 화면 속 세상이 아닌, 실제의 관계와 경험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