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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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빈집세’ 실험과, 시니어가 미리 챙겨야 할 상속의 지혜

이웃 나라 일본의 도시 지자체들이 이른바 빈집세(空き家税)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래 비워 둔 집에 세금을 더 무겁게 매겨, 소유자가 매각이나 임대에 나서도록 유도하려는 발상입니다. 오사카부 네야가와시(寝屋川市)는 지난 6월 11일, 시 전역을 대상으로 빈집에 과세하는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 전체를 과세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일본에서 처음 있는 일로, 2029년도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교토시(京都市)는 2022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으며, 과세 시스템 정비를 거쳐 2030년도부터 실제 부과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세금의 크기는 집의 위치와 지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교토시는 우리의 재산세에 해당하는 고정자산세(固定資産税) 납부액의 절반가량이 매겨지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봅니다. 지은 지 40년 된 분양 아파트의 빈 가구를 예로 들면, 고정자산세가 연 5만 엔(약 47만 원)일 때 빈집세는 2만 5천 엔(약 23만 5천 원) 수준입니다. 반면 네야가와시는 고정자산세액의 35퍼센트를 세율로 정해 교토시보다 부담을 낮췄습니다. 네야가와시에는 시내 주택의 13퍼센트가 넘는 약 1만 5천 호의 빈집이 있고, 이 가운데 임대나 매각 계획이 없어 실제 과세 대상이 될 만한 집이 약 6,400호로 파악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빈집이 방치되는 까닭입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빈집의 약 60퍼센트는 상속으로 물려받은 집이며, 여러 친족이 함께 소유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집을 팔려면 공동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 절차가 번거롭고, 소유자마저 나이가 들면서 정리에 손을 대기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빈집을 그대로 두어도 고정자산세는 물론 전기·수도 요금과 화재보험료, 아파트라면 관리비까지 꾸준히 빠져나갑니다. 그렇다고 전기와 수도를 끊으면 집을 치우는 일조차 힘들어지고 화재보험을 해지하기도 부담스러워, 비용을 줄이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 현지의 설명입니다.

관건은 세금이 실제로 사람을 움직일 것인가입니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주택 수요가 있는 시가지에서는 매각과 임대가 어느 정도 촉진되겠지만,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넘겨받을 사람 자체가 드물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빈집을 걷어 들이는 행정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토시는 빈집세로 안정기에 연 9억 5천만 엔(약 89억 원)의 세수를 기대하지만, 거주 실태를 확인하는 현장 조사 등에 드는 비용도 첫해에만 6억 엔(약 5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빈집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일본 전국의 빈집은 약 900만 호이며, 임대·별장용 등을 뺀 이른바 ‘기타 빈집’만 386만 호에 이르는데, 1993년과 견주면 2.6배로 불어난 규모입니다. 같은 연구소는 이 기타 빈집이 2043년에는 지금의 1.5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으며, 특히 오사카부와 도쿄도 같은 대도시권의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철거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빈집세를 검토하는 지자체가 더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빈집 문제는 빠르게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5년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을 통해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를 갖추기로 했고,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빈집애(愛)’ 플랫폼에서 전국의 빈집 현황과 매물 정보를 살필 수 있게 했습니다. 빈집을 철거하면 오히려 세 부담이 늘어나던 불합리를 손질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으며, 국회입법조사처에서는 장기적으로 빈집세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빈집은 단지 비어 있는 건물이 아니라, 화재와 붕괴, 범죄의 우려가 깃든 우리 동네의 안전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거운 세금 하나로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실험이 일러 주는 교훈은, 끝내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강제에만 있지 않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가정의 지혜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채의 집을 두고도 가족이 마음을 모아 질서 있게 정리해 두는 일, 그리고 그 위에 합리적인 제도가 더해지는 일이 나란히 갈 때 비로소 빈집 문제는 풀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만 세금과 재산 정리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계시다면 세무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신 뒤 진행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캐어유 뉴스 편집장 김형래

출처 : 캐어유 뉴스 https://www.careyou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