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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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선별하던 직원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붕대에 감긴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마네킹으로 여겼지만, 붕대에 핏자국이 보여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확인 결과 길이 41센티미터, 발 크기 210밀리미터의 사람 왼쪽 다리, 무릎 아래 부위였습니다.

경찰은 강력 범죄 가능성을 의심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발 크기를 근거로 피해자를 학생으로 추정하고 인천 지역 학교의 장기 결석자를 확인했으나 성과가 없었습니다. 그사이 소셜미디어에는 아이가 살해당했다는 식의 근거 없는 괴담이 빠르게 번졌고, 투입된 수사 인력은 한때 102명까지 늘었습니다. 한 사회가 확인되지 않은 풍문에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보여 준 일주일이기도 했습니다.

반전은 최초 신고 일주일 만에 찾아왔습니다.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이 경찰에 자진 신고를 한 것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89세 여성 환자의 다리로 확인되었습니다. 병원 측은 심장 질환을 앓던 이 환자의 괴사한 다리를 절단한 뒤 의료폐기물 용기에 버렸으나, 청소를 맡은 자원봉사자가 붕대 감긴 다리를 깁스(석고 붕대) 쓰레기로 착각해 재활용품과 함께 내보낸 것으로 진술했습니다.

일반 병실에서 이뤄진 다리 절단

이 사건에서 시니어 독자께서 특히 주목하실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절단 수술이 수술실이 아닌 일반 병실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전신 마취가 필요한 수술은 반드시 수술실에서 하도록 규정합니다. 그런데 해당 요양병원에는 수술실 자체가 없었습니다. 병원 측은 환자의 심장 기능이 약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괴사가 심해 신경이 모두 손상된 까닭에 마취가 필요 없는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무릎 부위가 이미 분리되어 다리 뒷부분을 가위로 잘랐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판단은 다릅니다. 마취 여부를 떠나 절단 수술은 무균 환경에서 이뤄져야 하며, 감염을 막을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의료계 역시 감염과 출혈 위험이 큰 절단 수술을 요양병원이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입원 병실에서 수술한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복되는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번 일은 한 병원의 돌발 사고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감염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에 담아 생활폐기물과 분리해 처리하도록 폐기물관리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혈액으로 오염된 석고 붕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준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사례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2021년 대구에서는 100병상 이상 대형병원 다섯 곳이 의료폐기물 배출 기준을 어긴 사실이 적발되었습니다. 한 병원은 의료폐기물 스무 상자 이상을 창고에 방치했고, 다른 병원은 사용한 주삿바늘을 일반 폐기물과 섞어 배출했습니다. 배출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인력이 부족했거나, 처리 비용을 아끼려 한 것이 공통된 원인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비용과 손이 모자란다는 이유가 기준을 건너뛰는 변명으로 굳어진 셈입니다.

신뢰는 규칙을 지키는 데서 나옵니다

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요양병원에 몸을 의탁하는 시니어와 그 가족도 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은 시니어가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을 의지하는 가장 가까운 의료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기본적인 안전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무너지는 것은 한 병원의 평판이 아니라 의료 체계 전체에 대한 신뢰입니다.

물론 전국의 수많은 요양병원이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사건을 빌미로 요양병원 전체를 불신의 눈으로 보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비용과 인력을 이유로 마땅히 지켜야 할 기준을 건너뛰는 관행만큼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차분한 진상 규명과 함께, 요양병원의 수술 관행과 폐기물 관리 실태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캐어유 뉴스 편집장 김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