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
4629_8603_1558

– 揚げ足(あげあし, 아게아시; 발이 공중에 떠 있다), 足を取られる( あしをとられる, 아시오 토라레루; 발목 잡히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경계해 왔으며, 말솜씨가 좋다는 것은 종종 원칙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성격과 연관 지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다변(多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서양에서도 일부 존재하지만, 일본에서는 훨씬 더 뿌리 깊고 문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언어 절제에 대한 태도는 불교와 유교에서 기인했습니다. 이 두 사상은 조용하고 성찰적인 태도를 이상으로 삼았으며, ‘행동이 말보다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중시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에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교양, 도덕성, 지혜의 표시로 여겨졌으며, 많은 커뮤니케이션은 말이 아닌 문화적 직관에 의존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일본 예절 그 자체입니다.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올바른 말, 올바른 타이밍, 올바른 방식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었습니다. 상사나 관료, 무사와 같은 권위자와의 대화에서는 더욱 엄격한 말투가 요구되었으며, 이를 어기면 실제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말실수에 대한 집착은 일본인들이 가능한 말을 적게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일본어의 아게아시(揚げ足, あげあし)는 글짜 그대로 해석하면, ‘다리를 듦. 또는 들어올린 다리’라는 뜻입니다. 다른 예로 설명하면 유도·씨름 등에서 허공에 뜬 다리라는 것이고 이는 ‘나의 선택권이 넘어갔다, 실언해서 말의 꼬투리를 잡혔다’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게아시(揚げ足, あげあし)는 다른 말로는 “자신의 말에 발목을 잡히는 것(足を取られる, あしをとられる, 아시오 토라레루)”이고 이를 피하는 것이 일생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말을 많이 할수록 단어 선택의 실수, 목소리 톤의 오류, 듣는 이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말이 많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아게아시(揚げ足, あげあし; 발이 떠 있다; 足を取られる, あしをとられる;발목 잡히다)는 심각한 예절 위반으로 여겨지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다변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여전합니다. 예외로는 연예인, 특히 유머로 승부하는 코미디언, 뉴스 캐스터, 해설가, 교육자 등이 있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센세이(先生)’라 불릴 정도로 성공한 일부 기업인들도 포함됩니다.(이들은 말실수를 하더라도 용인을 받는 사회적인 분위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무게를 더하는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일본 사회는 여전히 미국 등 서양의 빠른 말투와 자유로운 언어 사용 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말 많은 행동은 일본 내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 협상자들은 외국인들이 회의 중 많은 말실수를 할 것이라 예상하고, 침묵으로 유도하여 상대가 말을 더 하게끔 유도합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은 초조함에 말을 더욱 많이 하게 되는 ‘설교(説教, せっきょう, 세꾜우)’ 현상을 보이게 되며, 이것이 일본인과의 대화에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인들은 공식 회의 중간에 몇 분간 말을 멈추는 침묵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삽입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려 합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외국인들은 이런 침묵을 오해하고 더욱 말로 설득하려 애쓰다 자충수를 두기도 합니다.

저도 같은 방식으로 말에 말을 더하며 설득하고 설명하려다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일이 틀어졌을 때가 되어서야 ‘아게아시(揚げ足, あげあし)’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본인 또는 일본 비즈니스맨과의 협상에서는 말을 줄이고 상대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 그 때 스스로 알게 된 교훈이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