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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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은 단순히 피로하고 짜증이 나는 수준을 넘어서, 뇌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스트레스에 적응하려는 뇌의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주당 52시간 이상 일한 사람들의 뇌는, 비교적 정상적인 근무 일정을 가진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물리적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더 타임스는 2025년 5월 14일,  〈장시간 근무의 스트레스, ‘뇌 구조를 바꾼다’ (Stress of long hours ‘changes structure of the brain’)〉라는 제목으로 카야 버지스(Kaya Burges) 과학담당 기자가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연구진은 장시간 일하는 사람들이 단기적으로는 뇌의 특정 부위 활동이 증가하면서 경계심이나 업무 효율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장시간 근무가 “피로, 정서 불안정, 인지 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의료 종사자 11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중 32명은 주당 52시간 이상 근무했고, 나머지 78명은 그보다 적은 시간을 일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들의 뇌를 MRI로 비교 분석하여, 특정 영역에서 구조적 차이를 확인하고 이를 향후 연구의 기반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로한 사람들은 ‘집행 기능(executive function)’과 ‘감정 조절(emotional regulation)’에 관련된 뇌 영역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으며, 이 같은 결과는 《국제직업환경의학저널(Journal Occupationl and Environmonrt Medicine)》에 게재되었습니다.

뇌 용량의 증가는 “긍정적인 변화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이완형 교수는 “뇌 용량 증가가 학습이나 기술 습득, 집중력 증가 등에서 자주 관찰되며, 이는 인지 기능 향상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교수는 “지속적으로 과로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뇌 변화가 일종의 보상 작용일 수 있으며, 감정적·인지적 과부하에 대한 뇌의 대응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특히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전하며, “장시간 근무에 따른 스트레스 노출은 회복 없이 지속될 경우 피로, 감정 문제, 인지 능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뇌 구조 변화는 장시간 스트레스에 적응하려는 뇌의 반응일 수 있지만, “이 변화가 장기적으로 이로운 적응인지 아니면 오히려 해로운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주당 55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33%, 관상동맥 심장병 위험이 13% 더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인용되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과도한 업무는 신체적·정신적 과로와 충분하지 않은 휴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구진은 또한 과로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젊고, 교육 수준이 높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들이 장시간 근무가 요구되는 직업군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해당 뇌 영역이 원래부터 더 컸을 수도 있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버밍엄대학교의 약리학 교수인 펠릭스 찬 박사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연구는 과로가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더욱 보강하는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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