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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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할둔(Ibn Khaldun)은 아랍인의 3,000년 역사를 이해하는 데 이론적 틀을 제공한 가장 위대한 역사학자이자 사상가이며, 특히 ‘아사비야'(’asabiyyah) 순환 이론을 통해 아랍 공동체의 영원한 단결과 분열의 역설을 분석한 주요 인물입니다.

1. 이븐 할둔의 역사적 배경 및 관점

이븐 할둔은 14세기에 활동했던 인물로, 아랍 제국이 정치적 지배력을 잃고 쇠퇴(Decline)하는 시대(900년 ~ 1350년)의 후반을 살았으며,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 직접 경험을 통한 철학 형성: 그는 음모와 전쟁이 난무하는 환경 속에서 수십 년을 보낸 후 알제리의 시골 요새 마을로 물러나 집중적인 지적 성찰 기간을 가졌습니다. 자료를 쓰는 저자 역시 모기장과 미사일 속에서 깨어 있으며 주변에서 부족과 왕조가 전쟁과 음모를 벌이는 것을 보며 이븐 할둔을 동료 관찰자로 여깁니다.
  • 시대의 대변자: 그는 옥스퍼드 성 안토니우스 칼리지의 학자였던 앨버트 후라니(Albert Hourani)에 의해 한 시대와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로 묘사되었습니다.
  • 아랍 역사의 통찰: 이븐 할둔은 아랍인의 유일한 일관된 규정적 특징은 언어(’arabiyyah)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아랍 역사가 정치적 통일의 실패상호 불신, 분노, 두려움과 같은 “상한 피(bad blood)”의 문제로 점철되어 왔음을 통찰했습니다.

2. ‘아사비야'(’asabiyyah) 순환 이론의 핵심

이븐 할둔의 가장 중요한 기여는 왕조와 문명의 흥망성쇠를 설명하는 모델인 ‘아사비야'(집단 연대 또는 집단 결속) 이론입니다.

  • 아사비야의 정의와 동력: 아사비야는 문자 그대로 ‘결속력(bindedness)’과 같은 의미이며, 종종 ‘집단 연대(group solidarity)’로 번역됩니다. 이 용어는 단명하는 통일성을 촉발하는 집단 잠재 에너지(collective potential energy)를 의미합니다. 그는 이 아사비야가 언제나 고급 아랍어(’arabiyyah)로부터 동력을 얻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유목민(badw)의 역할: 이븐 할둔은 유목민(badw)을 변화의 원천(reservoir of change)으로 보았습니다. 그의 모델은 유목 부족이 아사비야로 단결하여 군사적 힘을 얻고, 이를 통해 정착된 국가(settled state)의 통치권을 무력으로 탈취하여 새로운 왕조를 세우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 정착 문명과의 관계: 그는 정착된 (hadari) 정치 사회와 비정치적(apolitical) 유목민(badawi) 사회라는 두 가지 기본 사회 시스템을 구분했습니다. 그는 아랍 부족들이 통치권을 장악하면 결국 유목민의 역동성을 잃고 안일한 생활에 젖어들어 세대를 거쳐 에너지가 고갈되며, 결국 새로운 유목민의 활력을 가진 집단에게 정복당해 왕조가 몰락한다는 순환론을 제시했습니다.
  • 쇠퇴의 분석: 그는 정착 문명이 유목민에게 지배당하는 곳에서는 항상 붕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아라비아 남부,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그 자신의 북아프리카를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아랍인들이 종교를 잊게 되자 정치적 리더십과의 관계를 잃고 사막의 기원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 통일과 분열의 순환: 그는 이러한 순환이 3천 년에 걸친 아랍 역사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며, 통일(union)과 분열(division)이 같은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아랍인이 자신들의 언어적 우위를 통해 통일을 이루었지만, 그 통일은 여전히 신기루로 남아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3. 언어 및 문화에 대한 통찰

이븐 할둔은 아랍어와 아랍 문화의 본질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를 보여준 주요 인물입니다.

  • 언어와 논리: 그는 아랍어의 사고방식에 대한 독특한 통찰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시와 산문이 “사상이 아닌 말로 작동하며, 사상은 말에 부차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는 아랍어의 수사학이 진리 자체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던 고대 아랍의 언어관을 반영합니다. 그는 아랍어 사고가 신의 영감에 의한 것이며, 비원어민 화자는 사고 과정에서 불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아랍 정체성의 혼합성: 그는 아랍인들이 처음부터 ‘섞인 사람들’이었으며, 남부 아라비아인(사바인)과 히브리인(유대인)은 아랍인과 함께 ‘셈족’의 세 주요 그룹을 이룬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아랍인들이 비아랍인(페르시아인 등)과의 혼합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들이 사라졌다”고 기술했습니다.
  • 학문의 역할: 그는 비아랍인들이 아랍 학문의 주도권을 잡았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학문 분야의 독점은 비아랍인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장을 따로 할애했습니다.

이처럼 이븐 할둔은 아랍인의 3,000년 역사에서 유목민과 정착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집단 연대(’asabiyyah)의 부침을 통해 아랍 세계의 영원한 숙제인 통일과 분열의 순환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정의한 중심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