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10-13-2200

통일과 분열은 역사의 변화를 이루는 동일한 과정의 일부로 여겨지며, 이러한 순환이 없다면 역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통일과 분열의 순환적 맥락

아랍 역사의 순환은 이븐 할둔(Ibn Khaldun)이 제시한 ‘아사비야(’asabiyyah, 집단 연대)’ 모델과 같은 역사적 패러다임을 통해 설명됩니다. 이는 유목민 부족이 연대를 통해 군사력을 얻어 정착 국가의 통치권을 장악하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지만, 쉬운 생활로 인해 에너지를 잃고 결국 분열하며 새로운 ‘아사비야’에 무너지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아랍 역사에서 통일은 ‘신비루(mirage)’, 즉 신기루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슬람 초기부터 권위와 정당성을 둘러싼 갈등이 끊임없이 벌어졌으며, 참되고 지속적인 통일(하나님 아래에서의 절대적 평등)은 달성하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쿠란(Qur’an)조차도 “당신의 주님께서 원하셨다면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드실 수 있었겠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불일치할 것”이라고 인정하며 인간 공동체의 근본적인 불일치 경향을 지적합니다.

현대 국가들의 분열 현상

현대 아랍 세계는 이러한 분열의 순환이 지속되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자료가 작성된 시점에 예멘은 다시 분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라크와 리비아 역시 분열되는 양상입니다. 시리아는 잔혹한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을 수 있으며, 이집트 사회는 깊이 분열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분열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제시되지만, 그 원인은 복합적이며 상호 모순됩니다.

    1. 민주주의와 서구적 가치의 부재: 서구인들은 민주주의와 제도의 부재를 원인으로 들지만, 민주주의를 촉진하려는 외국의 개입은 혼란만 가중시켰고, 자유로운 선거가 이슬람주의자들의 승리로 이어질 경우 군사 쿠데타로 무효화되기도 합니다.
    2. 제국주의 유산과 아랍 내부의 불신: 아랍 민족주의자들은 제국주의의 유산을 비난하지만, 탈제국 시대의 통일 시도는 대부분 아랍 국가들 간의 상호 불신과 다툼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일례로, 범아랍주의가 절정이던 시기에 이집트와 시리아가 연합했던 아랍 연합 공화국(UAR)과 예멘이 참여한 아랍 연합국(UAS)은 고작 44개월 동안만 지속되었습니다.
    3. 이슬람 통일의 실패: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슬람의 자체적인 통일 실패를 거론하지만, 이슬람 공동체 내부의 분열은 이미 초기부터 존재했던 신기루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분열의 순환을 강화하는 역사적 유산

현대 국가들의 분열은 과거 아랍 역사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이분법적 요소들이 재현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1. 유목 문화의 지속적인 영향: 이븐 할둔의 분석에 따르면, 사회는 정착된 (hadari) 정치 사회와 유목민의 (badawi) 비정치 사회라는 두 가지 기본 시스템으로 나뉩니다. 민주적인 봉기(아랍의 봄)가 실패한 것은 “정착 사회”에 대한 “유목민 사회”의 재주장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목민이 낙타를 타고 국가 제도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탈이나 쿠데타(ghazw)로 대표되는 중앙 유목 제도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2. ‘약탈과 수탈’의 경제적 제도화: 약탈(ghazw)은 오랫동안 재분배의 수단으로 용인되어 온 제도였습니다. 이러한 약탈은 ‘아사비야’를 형성하여 단기적인 통일을 만들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정성과 중앙집권적 국가 형성을 방해합니다. 현대의 독재자들이 국가 수입을 수탈하고 지지자들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은 이러한 오래된 약탈 문화의 변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의로운 도둑”이라는 표현처럼).
    3. 언어의 양면성: 아랍어 (‘arabiyyah)는 아랍 정체성의 가장 강력한 촉매제이며 통일의 기반이었지만, 언어 자체도 결집(union)과 분열(division)을 동시에 의미하는 Sha’b와 같은 양면성을 가집니다. 언어는 결집시키는 힘도 있지만, 분열을 일으키는 힘도 있으며, 이 때문에 통일은 신기루로 남아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대 아랍 국가들의 지속적인 분열은 단순히 현대 정치적 실패가 아니라, 아랍 역사의 근간을 이루는 통일과 분열의 영원한 순환, 즉 “불과 모래시계”의 바퀴가 현재의 맥락에서 또다시 비극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