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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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 할 일’이 부담스러울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일”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건강 관리, 자녀나 손주의 돌봄, 각종 행정 업무, 가사일, 병원 예약, 모임 참석까지—우리의 하루는 어쩌면 은퇴 전보다도 더 바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과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도 막상 시작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게 될 때, 많은 시니어 분들이 ‘내가 게을러진 걸까?’ 하고 자책하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면, 문제의 본질을 좀 더 따뜻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뇌가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시작하고, 유지하며, 마무리 짓는 모든 과정을 조율하는 정신적 시스템입니다. 청년층에서도 스트레스나 번아웃이 이 기능을 방해할 수 있지만, 시니어에게는 더더욱 폐경 이후의 뇌 변화, 수면 장애, 만성 질환, 그리고 인지력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선, “왜 이렇게 하기 싫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일이 너무 많아서 막막한 건 아닌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건 아닌지 살펴보는 겁니다. 단순히 ‘해야 하니까 해야지’라는 압박보다 ‘어떻게 해야 부담이 덜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 몇 가지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실천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작게 시작하세요.

‘정원 가꾸기’라는 막연한 과제를 ‘15분 동안 꽃밭 잡초 뽑기’처럼 작고 구체적인 단위로 쪼개보세요. 타이머를 맞추고 제한된 시간 동안만 하겠다고 정하면 부담이 줄고, 오히려 지속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포모도로 기법처럼 25분 집중, 5분 휴식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 ‘해야 할 일 목록’ 대신 ‘할 수 있는 일 목록’을 작성해보세요.

그리고 가장 간단한 것 하나부터 체크하세요. 목록에 ‘이메일 보내기’라고만 써두면 막연하지만, ‘홍길동 씨에게 병원 예약 내역 확인 문자 보내기’처럼 구체화하면 실행력이 높아집니다.

셋째,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기대치를 명확히 하세요.

약속에 늦거나 연락을 못 했을 때 “미안해요, 지금은 여유가 없네요. 조금 지나서 연락드릴게요”라고 정중히 말할 수 있는 용기도 중요합니다. 실행 기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무엇보다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큰 영역입니다.

넷째,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아침에 10분간 창문 열고 스트레칭하기, 오후 2시에 하루 정리 노트 작성하기 같은 사소한 습관이 전체 생활 리듬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은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뇌 기능 회복에도 중요합니다.

다섯째, 자신을 지나치게 판단하지 마세요.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는 생각 대신, “이만큼 한 것도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무언가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존중하는 방식’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억해두면 좋을 문장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한 걸음, 한 번에 한 가지.”

이 짧은 말이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에 조용한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해야 할 일 앞에서 주저하는 것은 결코 나약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이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삶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시작은 늘 작은 한 걸음에서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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