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横並び(よこならび, 요코나라비, 옆으로 줄지어 서다; 모방 증후군; The Copycat Syndrome)
‘横並び(よこならび, 요코나라비)’는 문자 그대로는 “옆으로 줄지어 선다”는 뜻이지만, 비유적으로는 “새로운 상품이나 유행이 등장하면 다 같이 따라 하는 현상”, 즉 모방 증후군(Copycat Syndrome)을 의미합니다.
이 문화적 현상은 일본에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약 2천 년 전 한반도와 중국과의 교류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서 들어온 기술과 문물을 받아들여 모방하며 점차 ‘일본화’해 나갔습니다. 일본 황실조차도 한반도에서 건너온 기마 집단에 의해 세워졌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초기 일본 사회는 외래 기술과 사상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300년경부터 800년대까지 일본에 등장한 새로운 물건 대부분은 한국과 중국의 원형을 모방한 것이었고, 1500년대에는 유럽인의 도래로 새로운 파도가 일었습니다. 당시 일본 영주 가문이 유럽식 대포를 모방 제작했는데, 원본 대포의 표면에 기능과 무관한 흠집까지 그대로 재현한 일화는 ‘일본식 성실한 모방’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에도 막부가 무너지고 메이지 유신(1868년) 이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였습니다. 1900년경에는 일본이 서양식 장난감, 섬유, 주방용품, 기념품 등을 대량으로 생산·수출하기 시작했는데, 거의 모두 외국에서 들여온 제품을 모방한 것이었습니다. 이때 나타난 현상이 바로 ‘요코나라비 효과’로, 어떤 신상품이 성공하면 경쟁 업체들이 줄줄이 유사품을 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코나라비 현상은 단순히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명, 로고 디자인까지 복제하는 데에도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공급 과잉, 가격 하락이 발생하고,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원가 절감과 신제품 출시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외국산 제품이 일본 시장에 들어오면 대부분 요코나라비식 모방 경쟁에 휩쓸려 시장성이 희석되고 생존이 위협받습니다. 다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적 특성을 가진 상품이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 기업들이 불법적 모방 가능성을 잘 알면서도 단기 수익을 기대하며 과감히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원 제조사가 항의하지 않거나 소액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묵인해 주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례가 역사 속에서 수백 번 반복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横並び(よこならび, 요코나라비)는 일본 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에 뿌리내린 집단적 모방 심리와 행동 양식을 가리키며, 이는 일본의 강점(빠른 학습·적응력)과 동시에 약점(혁신성 부족, 과잉 경쟁)을 모두 드러내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