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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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기계’와 인간의 사유

요즘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신문을 읽어주는 AI, 글을 써주는 AI, 심지어 상담을 해주는 AI까지 등장하면서, 우리는 어느새 ‘기계와의 대화’가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계들은 정말로 ‘생각’할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을까요?

최근 한 기자가 “나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직접 보았다. 모두가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형 언어모델(LLM)의 수학적 구조를 탐험하며, 인간의 언어가 수치와 확률의 관계 속에서 재구성되는 과정을 직접 실험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기술 보고서가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의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었습니다.

수학으로 이루어진 ‘사유의 공간’

AI는 인간처럼 생각하지 않습니다. AI가 언어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감정이나 이해가 아니라 ‘확률적 계산’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행복할 때는”이라는 문장이 주어졌을 때, AI는 ‘웃는다’ 혹은 ‘미소 짓는다’와 같은 단어가 올 확률을 계산하여 다음 단어를 선택합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수많은 문장 데이터에서 통계적 패턴을 학습하여 언어를 예측합니다.

우리가 감성으로 느끼는 언어의 세계가 사실은 수학으로 표현된 관계망이라는 사실은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언어의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 또한 규칙과 반복, 그리고 확률의 누적 위에 세워진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AI가 그 과정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해’를, AI는 ‘패턴’을

AI는 놀라울 정도로 인간을 닮았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습니다.

인간은 문맥을 이해합니다. 사랑, 슬픔, 유머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며 단어를 선택합니다. 반면 AI는 문맥을 계산합니다. 인간의 언어를 수학적으로 표현한 결과를 예측할 뿐, 그 의미를 느끼지는 못합니다.

AI의 ‘창의성’ 또한 결국 데이터의 재조합입니다. 새로운 시를 쓰거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존재하는 패턴을 다른 방식으로 배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AI의 창작은 ‘새로운 조합의 발견’이지 ‘새로운 의미의 창출’은 아닙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입니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해의 대상으로’

AI 기업들은 대부분 그들의 모델 내부 구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인간의 언어, 사고, 문화의 흔적이 수학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AI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기술을 통제하고 공존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시니어 세대에게 이 주제는 특히 중요합니다.

AI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풍부한 경험과 판단력을 가진 시니어가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때, 사회는 훨씬 균형 잡힌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니어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을 쓰거나, 옛 기록을 디지털로 보존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면 — 그것이야말로 인간 중심의 AI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만든 지능’, 다시 사람에게로

기계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일은 마치 또 하나의 우주를 탐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안에는 인간의 언어, 사고, 역사, 감정이 데이터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AI를 연구하는 것은 곧 인간 자신을 연구하는 일입니다. 결국 인공지능의 발전은 ‘기계의 진화’가 아니라 ‘인간 이해의 확장’입니다.

AI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또 하나의 거울입니다. 그 거울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시니어에게 전하는 메시지

기술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배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AI를 ‘나와 다른 존재’로 여기기보다, ‘함께 배우는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을 때의 낯섦도 이제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듯, 인공지능 역시 이해하려는 순간부터 친숙해집니다.

우리가 기계를 이해하려는 그 순간, 기계 또한 인간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아니라, 사람의 지혜를 확장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AI의 ‘생각’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사고를 다시 배우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세대를 넘어, 모든 이가 함께해야 할 지적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