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고등학교에서 의무화되고 있는 ‘금융 리터러시 수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 예산 세우기, 저축과 투자, 심지어 세금 보고까지—이제는 10대들이 학교에서 돈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소식이 시니어 세대에게는 다소 생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평생 ‘경험으로 배우는 금융’을 살아왔지요. 그러나 지금 고등학생들은 가상의 급여를 받고, 세금을 내고, 실제처럼 지출 계획을 세우는 수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의 감각을 훈련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켄터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금융 수업을 들은 학생이 “실제 은행 계좌를 열고 예산을 세우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예 ‘재정 웰니스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열어, 학생들이 보험, 은행, 세무 등 실생활 금융 상황을 체험하게 했습니다.
이 모든 흐름은 젊은 세대가 ‘경제적으로 준비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미국 30개 주에서는 이미 고등학생에게 금융 교육을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거나 곧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움직임이 단지 젊은 세대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시니어 세대에게도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봅니다:
ㆍ나의 자녀와 손주들은 돈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ㆍ나의 노후는 단지 ‘연금 수령’에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ㆍ나는 이제라도 금융과 관련된 디지털 기술이나 개념을 익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미 인플레이션과 디지털화로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에게 익숙했던 ‘현금 중심의 시대’는 저물고 있고, 이제는 신용점수, 모바일뱅킹, 연금 자산관리, 헬스케어 금융까지 이해해야 할 정보들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미국의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금융 수업이 우리에게 주는 진짜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늦지 않았다. 돈을 아는 것이, 곧 삶의 자립을 지키는 힘이다.”
앞으로 우리 시니어 세대도 정부나 지역사회, 교육기관이 주도하는 ‘시니어 금융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문해력과 함께 금융 이해력이 결합되어야만, 안정된 노후와 자녀 세대와의 건강한 세대 연결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결국, 금융 리터러시는 단지 숫자를 다루는 능력이 아니라, 나의 삶을 내 손으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이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깁니다. 10대들의 변화가 부러운 이유는, 우리가 아직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