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복 시대(The Conquests)를 이슬람 시대 초기(Early Islamic Era, 대략 630년 이후)의 거대한 전환점이자, 아랍 역사의 주요 시대 구분 가운데 ‘지배와 쇠퇴(Dominance and Decline: 630년 – 1350년)’의 서막으로 간주합니다. 이 시기의 정복은 단순한 군사적 확장을 넘어, 아랍 민족과 언어, 그리고 새로운 이슬람 국가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다음은 이슬람 시대 초기라는 더 큰 맥락에서 정복 시대에 관해 논의한 내용입니다.
1. 정복의 발생과 즉각적인 배경 (From Revolution to Crescades)
정복 시대는 무함마드 선지자 사후 메디나 국가의 생존 투쟁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 배교 전쟁(Riddah Wars)의 종식: 무함마드 사망(632년) 직후 많은 아랍 부족들은 메디나에 대한 충성, 즉 세금 납부와 기도를 철회하려 하였습니다. 이슬람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가장 큰 투쟁이었던 배교 전쟁은 아부 바크르 칼리프가 “기도와 세금(zakat)은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진압하였습니다.
- 급성장하는 국가의 필요성: 이슬람 국가는 정착민 사회(hadar)와 유목민 사회(badw)의 요소를 결합하여 설립되었으며, 이러한 새로운 정치 조직은 생존과 확장을 위한 활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정복은 부족민(qabilah)의 활력과 정착민(sha’b)의 조직력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종교적 구호와 언어적 동력: 정복은 꾸란의 강력한 언어와 구호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와 “라 일라하 일라 알라(La illaha illa ’llah)” 같은 구호는 아랍인들에게 단결과 정체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작동하였습니다.
2. 정복의 속도와 규모 (Speed and Scale of Dominance)
정복 시대는 ‘쓰나미(crescades)’에 비유될 만큼 빠르고 광대하게 이루어졌습니다.
- 광대한 제국 건설: 무함마드가 사망한 후 불과 한 세대 만에 아랍인들은 옛 세계의 6,000km에 걸쳐 흩어졌으며, 로마 제국에 버금가는 제국을 건설하였습니다. 이는 아랍 역사의 세 번째 정복 단계였습니다.
- 새로운 거주지(Amṣār) 형성: 정복자들은 이라크의 알-쿠파(al-Kufah), 알-바스라(al-Basrah)와 같은 군영 도시(amṣār)를 건설했습니다. 이 도시들은 비아랍인의 거주가 제한되었으며, 이슬람 초기 엘리트 집단이 재정복을 위한 본거지로 삼았습니다.
3. 정복자의 우선순위와 정책 (Priorities of the Conquerors)
정복자들의 동기는 신앙적 열정뿐만 아니라 세속적 이익과 통치 역량 확보에도 있었습니다.
- 과세(Taxation)의 우선순위: 정복자들은 세금 징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예를 들어, 639년 시리아 알-락까(al-Raqqah)의 기독교인들은 인명, 재산, 교회를 보호받는 대신 인두세(poll-tax)를 납부해야 했습니다. 초기에는 개종을 오히려 막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세금 납부자를 유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 정복의 이념: 정복은 종종 군사적 봉사(hijrah)로 간주되었고, 보상으로 급여(at.a’)가 지급되었으며, 이는 정복지의 수입에서 나왔습니다.
- 제국주의적 관습의 도입: 정복된 지역 주민들은 아랍인들이 전통적으로 수행하던 약탈(ghazw)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4. 아랍인 내부의 갈등과 제국의 변질
정복 시대는 통일된 이슬람 국가를 형성했지만, 동시에 내부 분열과 세속화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 권력 다툼: 무함마드 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칼리프직 승계를 둘러싼 내전이 발생했습니다. 제3대 칼리프 우스만은 암살당하였고, 이후 알리와 무아위야 간에 낙타 전투(Battle of the Camel)와 시핀 전투(Battle of Siffin)와 같은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 세속 왕조의 등장(우마이야): 시핀 전투 이후 무아위야가 권력을 장악하여 다마스쿠스 왕국(The Kingdom of Damascus)을 세우면서, 칼리프의 역할은 영적 국가의 수장에서 세속적 아랍 지도자의 역할로 변모하였습니다.
- 아랍화(Arabicization)의 중요성: 우마이야 칼리프 압드 알-말릭은 행정과 화폐를 아랍어로 통일하는 정책을 단행하였습니다. 이는 문자 혁명의 두 번째 장으로 불릴 만큼 중요한 조치였으며, 아랍어가 종교적 숭배 언어를 넘어 문명과 과학의 언어로 자리매김하게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슬람 시대 초기 정복 시대는 아랍 역사의 중심을 아라비아반도에서 광대한 제국으로 확장시킨 사건이자, 무함마드의 종교적 프로젝트를 정치적·군사적 지배의 단계로 끌어올린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랍 민족 내부에는 분열의 가능성이 남아 있었으며, 이는 후기 시대의 주요 특징으로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