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0달러의 산술
쿠바 제2의 도시 산티아고데쿠바에 사는 한 가족의 한 달 수입은 미화 60달러(약 9만 원)에 미치지 못합니다. 가전제품 수리공인 32세 아들, 빵을 떼어다 거리에서 되파는 52세 어머니, 초등학교 교사인 64세 아버지가 버는 돈을 모두 합한 액수입니다. 이 돈으로 부양해야 하는 식구는 며느리와 어린 두 손주, 그리고 73세 시니어 여성인 증조모까지 4세대에 이릅니다. 어머니는 빵 한 개를 7센트(약 105원)에 사서 8센트(약 120원)에 팝니다. 개당 이윤은 15원 남짓입니다.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에디션이 지난 7월 9일 자 1면과 4면에 걸쳐 보도한 이 가족의 이틀은, 쿠바가 겪고 있는 위기의 축소판입니다. 하루에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은 네 시간 안팎입니다. 수리공 아들은 새벽 두 시에 불이 들어오면 일어나 납땜을 시작하고, 두 시간 뒤 다시 암흑이 찾아오면 일손을 놓습니다. 취재진이 머무는 동안 그는 단 한 푼도 벌지 못했습니다.
국가가 물러난 자리
과거 쿠바인의 식탁을 지탱하던 것은 보데가(bodega)라 불리는 국가 배급 체계였습니다. 지금 이 제도는 사실상 작동을 멈췄습니다. 쌀도 콩도 계란도 배급되지 않는 달이 있고, 사흘에 한 번 주어지는 빵 한 덩이가 전부인 경우도 있습니다. 정부는 식량을 실어 나를 디젤 연료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정부 공식 통계는 올해 식량 가격이 약 20% 올랐다고 밝혔습니다(쿠바 당국 발표치로, 독립적 검증은 어렵습니다).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1959년 혁명 이후 정착된 통제 경제의 구조적 비효율이 있고,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무역 엠바고가 있으며, 올해 초부터 강화된 사실상의 유류 봉쇄와 추가 제재가 그 위에 겹쳤습니다. 실패한 체제와 외부의 압박이 서로를 증폭시킨 결과, 국가는 자국민을 먹일 능력을 잃었습니다. 지금 쿠바인의 식탁에 오르는 식량 대부분은 플로리다와 스페인에 흩어져 사는 이주민 공동체가 보내오는 송금으로 시장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4세 미만 아동과 65세 이상 시니어를 위해 쌀과 완두콩, 식용유를 배로 실어 보내고 있습니다.
이웃이 남긴 것
주목할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취재에 등장하는 73세 시니어 여성은 얼마 전 낙상으로 고관절이 부러져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녀를 매일 안아 화장실로 옮기고, 다시 거실로 옮겨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해 주는 사람은 아들도 손자도 아닌, 오랜 이웃입니다. 병원 조리사로 일하는 그는 아침마다 이 집 식탁에서 밥을 얻어먹습니다. 돌봄과 끼니가 서로를 갚습니다. 그 이웃에게 농담을 던지며 웃는 시니어 여성의 모습은, 붕괴한 제도 아래에서도 인간의 존엄이 어디에 기대어 서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산티아고의 오리엔테 대학교 법학 교수 발터 문데로 씨는 취재진에게, 가장 적게 가진 사람들이 가장 크게 나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혁명이 남긴 정책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서로 돕는 법을 가르친 유산만은 남아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닭다리 하나, 쌀 한 파운드, 설탕 한 컵을 형편이 더 어려운 집에 건네는 행위가 수없이 곱절로 겹쳐질 때 비로소 사람이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연대는 순수한 이타심만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내일은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무언의 신뢰, 즉 호혜의 계약이 그 밑에 깔려 있습니다.
우리가 배울 것과 배워서는 안 될 것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습니다. 홀로 사는 시니어 가구는 계속 늘고, 골목에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던 관계망은 눈에 띄게 얇아졌습니다. 쿠바의 골목이 우리에게 일러 주는 것은 명확합니다.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을 안아 올리는 손은 결국 사람의 손이며, 그 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웃과 가족이 서로를 살피는 전통적 질서는 낡은 정서가 아니라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안전판입니다. 이 자산을 지키는 일은 지켜야 할 보수의 몫입니다.
시니어 세대는 더 가난했던 시절에 서로를 먹여 살린 경험을 몸으로 기억하는 세대입니다. 그 기억은 향수가 아니라 사회 안전망을 지키는 실질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전기가 끊긴 방에서 이웃을 안아 올리는 손이 있다면, 그 손이 지치지 않도록 제도를 세우는 일은 우리 몫입니다.
출처 및 표기 기준 본 칼럼은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에디션(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2026년 7월 9일 자 1면 및 4면에 실린 에드 오거스틴(Ed Augustin) 기자의 쿠바 산티아고데쿠바 현지 보도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요약하고 필자의 해석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원문의 표현은 인용하지 않고 재서술했습니다. 환율은 2026년 7월 8일 서울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1달러=1,498.5원) 및 7월 9일 오전 고시가(약 1,503원)를 근거로 1달러=약 1,500원을 적용해 환산했으며, 원화 금액은 반올림한 근사치입니다. 쿠바 식량 가격 상승률은 쿠바 정부 공식 발표치로, 독립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