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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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막과 함께 흥미로운 숫자 하나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이번 대회 최고령 출전 선수인 스코틀랜드의 골키퍼 크레이그 고든의 나이는 만 43세 162일이며, 최연소 선수인 멕시코의 질베르토 모라는 만 17세 240일입니다. 두 선수의 나이 차이는 무려 25년에 달합니다. 손주뻘 되는 신인과 동년배 선수가 나란히 세계 최고 무대를 누비는 이 장면은, 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새삼 던지게 만듭니다.

월드컵 본선 출전에는 상한 연령 규정이 없습니다. 20세 이하 선수만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이나, 23세 이하 선수 위주로 구성되는 올림픽 축구와 달리, 월드컵 본선에는 나이 제한이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번 대회 48개국 1,248명의 선수 명단을 보면 이러한 흐름이 뚜렷합니다. 크레이그 고든에 이어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 등 40세 이상 선수만 일곱 명에 달합니다. 이는 4년 전 카타르 대회 당시 40대 선수가 단 한 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변화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우연으로 보지 않습니다. 포르투갈 포르탈레그레 공과대학의 루이스 브란키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축구 선수의 신체 능력은 순발력이 만 25.7세, 지구력이 만 24.8세를 전후해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하락합니다. 브란키뉴 교수는 호날두 역시 순수한 운동 능력의 저하는 피할 수 없지만, 오랜 기간 철저히 다져진 신체 밸런스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위원을 지낸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 또한, 과거에는 스타 선수들이 무리한 출전과 부상 관리 미흡으로 선수 생명을 단축시켰지만 지금은 신체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세대론이 아니라 구조의 변화입니다. 선수 생명이 늘어난 것은 단지 개인의 의지나 근성 때문이 아니라, 스포츠 과학과 영양학, 회복 프로그램이라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훈련과 영양, 회복 루틴을 철저히 관리하는 체계가 갖추어지면, 나이가 들어도 충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황선홍, 홍명보가 30대 중반에 대표팀에서 은퇴했던 것과 지금을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당시에는 30대 중반이 황혼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손흥민(34)과 김승규(36)가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사회에도 분명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사회에서, 시니어를 은퇴와 소멸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은 이제 현실과 맞지 않습니다. 그라운드 위 마흔 살 선수들의 활약은, 나이가 들어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신체 활동을 통해 얼마든지 활력 있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사회가 시니어 세대의 건강 관리와 자기계발을 뒷받침하는 제도와 인프라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걷기, 스트레칭, 근력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근감소와 균형 감각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시거나 강도를 높이실 계획이라면 평소 지병이나 관절 상태를 고려해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물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에게는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보여준 자기관리와 스포츠 과학의 발전이 만들어낸 선수 생명 연장의 흐름 자체는,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감상적 구호보다, 철저한 관리와 경험이 만들어내는 실질적 경쟁력이라는 냉정한 기준으로 시니어 세대를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 사회도 이들을 짐이 아닌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젊음을 우선시해 온 스포츠계의 질서 안에서도, 합리적인 기준만 갖추어진다면 나이는 더 이상 배제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월드컵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캐어유 뉴스 편집장 김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