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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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상 데이터가 보여준 경고… 시니어의 보행 안전과 손주 세대의 교육을 함께 생각할 때입니다

작은 바퀴가 머리를 향합니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국가 주요 외상 등록 자료를 분석한 연구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습니다. 런던 첼시 앤 웨스트민스터 병원의 정형외과 전문의 데이비드 보단스키(David Bodansky) 박사 연구진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8개 도시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오토바이, 자전거 충돌 사고를 비교한 결과입니다.

결론은 분명했습니다.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오토바이 운전자에 비해 외상성 뇌 손상이나 혈관 손상을 입을 확률이 3배 이상 높았고, 장기 손상 확률도 1.5배 높았습니다. 성인 부상 사례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뇌 손상이었습니다. 다만 골절 위험은 오히려 자전거나 오토바이보다 낮았습니다. 뼈는 덜 부러지는 대신 머리와 장기가 다친다는 뜻이니, 결코 안심할 대목이 아닙니다.

보단스키 박사는 그 원인으로 기기 설계를 지목했습니다. 바퀴가 작아 도로 파임, 이른바 포트홀에 쉽게 걸리고, 바퀴가 끼는 순간 운전자는 앞으로 튕겨 나가 머리부터 지면에 닿는다는 설명입니다. 헬멧을 착용했다고 답한 이용자는 6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여성과 청소년에게 더 가혹한 구조

이번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것은 뚜렷한 성별 차이입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충돌 사고 관여 비율이 약 3분의 1 더 높았고, 심각한 부상을 보고한 비율은 2배가 넘었습니다. 연구진은 핸들바 높이가 통상 남성 체형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여성 이용자의 흉부 부상이 늘어난다고 보았습니다. 18세 미만 청소년도 전체 부상자의 16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의 교통심리학 수석강사 페티야 벤치슬라보바(Petya Ventsislavova) 박사는 2024년 연구에서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인도를 주행하고 2인 동승도 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동력 차량임에도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달리 정식 교육 이수 요건 없이 도입된 점을 문제의 뿌리로 지목하며, 포괄적 입법과 의무 안전교육을 촉구했습니다.

영국에는 개인 소유 전동킥보드가 약 100만 대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공공 도로와 인도, 자전거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운행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기기를 압수하는 한편 정부는 대여 시범사업을 지원하는, 다소 모순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교통부는 연구 결과가 우려스럽다면서도, 법 개정에 앞서 통제된 환경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사회가 읽어야 할 대목

이 연구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에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 헬멧 착용, 인도 주행 금지, 2인 탑승 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도는 영국보다 앞서 정비된 셈입니다. 그러나 규정이 있다는 것과 지켜진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무면허 청소년의 주행, 헬멧 없는 질주, 인도 위 곡예 운행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격됩니다.

특히 시니어 독자께 이 사안은 두 겹으로 다가옵니다. 첫째, 우리는 대체로 이용자가 아니라 보행자입니다. 인도를 걷다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기기에 부딪히면, 회피 반응이 늦고 골밀도가 낮은 신체는 회복이 더딥니다. 둘째, 우리 손주가 그 기기 위에 서 있습니다. 헬멧 없이, 교육 없이, 면허 없이 말입니다.

지원과 요구의 균형

새로운 이동수단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저렴하고 편리한 근거리 이동수단은 그 나름의 효용이 있습니다. 다만 이용의 자유를 지원(Fördern)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Fordern)해야 합니다.

요구할 것은 명확합니다. 판매·대여 단계에서의 면허 확인 실효화, 헬멧 제공 의무, 학교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의무 안전교육, 그리고 인도 주행과 방치 주차에 대한 실질적 단속입니다. 여기에 여성과 청소년 체형을 고려한 기기 설계 기준도 논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안전은 개인의 조심성에 맡길 사안이 아니라, 제도가 먼저 설계해야 할 공공재입니다.

바퀴가 작을수록 사람은 크게 다칩니다. 편리함의 속도가 안전의 속도를 앞지를 때, 그 대가는 언제나 가장 약한 사람이 치릅니다. 질서를 지키자는 말이 낡은 잔소리로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캐어유 뉴스 편집장 김형래

편집자 주 본 칼럼의 해외 사례는 The Guardian 2026년 8월 7일 자 10면 보도(기자 Ian Sample, Science editor)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으며, 원문 인용 없이 사실관계를 요약·서술하였습니다. 원 보도에 인용된 수치(뇌 손상 3배, 부상자 중 청소년 16퍼센트, 헬멧 착용률 6퍼센트 미만 등)는 본지가 원 논문을 통해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게재 전 확인을 권합니다. 국내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규정(면허·헬멧·인도 주행 금지·2인 탑승 금지)은 개정 이력이 있으므로, 게재 시점 기준 최신 조문을 편집 단계에서 재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문에 외화 표기 대상 금액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