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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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구글이 프랑스에서 검색 결과 맨 위에 요약문을 띄워 주는 ‘AI 개요(AI Overviews)’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용자가 무역 전쟁을 검색하면 관세와 보복 조치가 오가는 경제적 충돌이라는 정의와 함께 최근 정세까지 한 문단으로 정리된 답이 나옵니다. 물론 그 아래에는 정보를 끌어온 언론사로 이동하는 링크가 붙습니다. 문제는 그 링크를 누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AI 요약이 먼저 제시된 경우 원문으로 이동하는 이용자는 여덟 명 중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8퍼센트 수준이었습니다.

클릭이 사라진 자리

분석업체 차트비트가 2,500개 뉴스 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1년 사이 검색 엔진을 통해 들어온 방문자가 33퍼센트 급감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RSF)의 기술·저널리즘 부문 책임자 뱅상 베르티에는 AI 요약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트래픽 감소를 앞당겼다고 진단하며 언론사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기반은 이미 얇아져 있었습니다. 프랑스 부수산정협회 자료로 종이 신문 유통 부수는 2016년 37억 부에서 2025년 26억 부로 줄었고, 잡지는 13억 6,000만 부에서 8억 9,900만 부로 내려앉았습니다. 종이 매체 광고 시장은 2026년 상반기에만 11.8퍼센트가 추가로 빠졌습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48개 시장을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54퍼센트가 언론사 사이트나 앱이 아니라 플랫폼과 알고리즘을 통해 주 1회 이상 뉴스를 접하고 있으며, 뉴스를 얻는 데 챗봇을 쓴다는 응답은 1년 만에 3퍼센트포인트 올라 평균 10퍼센트가 되었습니다. 프랑스 시청각·디지털커뮤니케이션규제청(Arcom)의 마르탱 아즈다리 청장은 아직 비중은 완만해 보여도 그 확산 속도가 두려울 만큼 빠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편집국의 감원, 그리고 쏠림

여파는 곧바로 일자리로 옮겨붙었습니다. 프랑스 언론 노조들의 집계로 올해 1월 이후 사라졌거나 폐지 절차를 밟는 자리가 1,331개에 이릅니다. 한 주간지는 교열 인력을 줄이는 대신 소수의 AI 감독 인력을 두었고, 한 전문매체 그룹은 편집기자 19명을 감원하면서 AI의 지원을 받는 편집 임원 5명만 채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쏠림입니다. 소르본대학의 올리비에 코흐 강사가 동료 연구자와 함께 프랑스 국립시청각연구소(INA) 매체에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챗봇이 언론사로 보내 주는 트래픽 가운데 단 9개 매체가 절반을, 57개 매체가 80퍼센트를 차지했습니다. 대형 그룹만이 알고리즘의 요구에 맞춰 생산 체계를 갖출 수 있기에, 지역지와 중소 매체는 먼저 말라 죽는 구조입니다. 정보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일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신뢰라는 자산이 깎여 나갑니다

가짜 뉴스와 여론 조작이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다만 AI는 그 규모를 키우고 탐지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진짜처럼 보이는 딥페이크 영상, 자동 생성된 가짜 뉴스 사이트가 쏟아집니다. AI 도구는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골라 배열했는지 밝히지 않으며, 언론 보도와 기업 보도자료, 이해관계 단체의 주장, 출처가 수상한 글을 한 답변 안에 뒤섞어 놓습니다. 확인된 사실과 해석, 그리고 그럴듯하게 지어낸 환각(hallucination) 정보가 같은 문체, 같은 확신으로 제시됩니다. 아즈다리 청장은 생성형 AI가 이용자가 이미 믿고 있는 바를 강화해 주는 아첨형 응답에 기반한다고 짚었습니다. 듣기 좋은 답만 돌려받는 도구는 확증 편향을 굳히고 공통의 사실 기반을 조각냅니다.

각자도생을 넘어

2024년 이후 뉴욕타임스, 르몽드, AP통신, 로이터, AFP통신 등이 애플, 오픈AI, 메타 등과 개별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장의 수익은 되지만 협상력 있는 대형사와 취약한 매체 간 격차를 벌리는 부작용도 큽니다. 그래서 공통 기준을 세우려는 국제 연합체 SPUR가 만들어졌고, 프랑스 일반뉴스언론연합은 300개 매체를 대표해 협상에 나서며 경쟁당국 제소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픈AI와 소송 중인 뉴욕타임스의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발행인은 지난 6월 세계신문협회 총회에서 이를 전례 없는 규모의 지식재산권 침해라고 규정했습니다.

한국의 시니어 독자께 드리는 말씀

우리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포털과 검색, 그리고 이제는 대화형 AI가 뉴스를 만나는 첫 관문이 되었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함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합니다. 남의 노동으로 만든 저작물을 값없이 학습해 쓰는 관행은 정당한 거래가 아닙니다. 창작물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원칙은 낡은 정서가 아니라 시장 질서의 기본입니다. 동시에 언론 역시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합니다. 요약 한 문단으로 대체되는 기사만 쏟아 낸다면 AI를 탓할 자격이 옅어집니다. 현장 취재와 검증, 맥락을 짚는 해설처럼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일에 값이 매겨져야 합니다.

다음으로 독자의 몫이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활자와 방송, 인터넷, 그리고 이제 인공지능까지 네 번의 매체 전환을 몸으로 겪은 유일한 세대입니다. 새로운 도구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요약문 아래 출처를 한 번 눌러 보는 습관, 중요한 사안은 두 곳 이상에서 확인하는 절제, 지나치게 내 생각과 꼭 맞는 답변일수록 의심해 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 살아온 이가 지닌 분별의 문제입니다.

정보에 값을 치르지 않는 사회는 결국 값싼 정보만 갖게 됩니다. 편리함의 대가로 무엇을 내주고 있는지, 지금이 물어야 할 때입니다.

캐어유 뉴스 편집장 김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