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논쟁의 전말과 해외 규제 사례, 그리고 시니어 투자자가 지켜야 할 원칙
35퍼센트 잃으면 55퍼센트 올라야 본전입니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SK하이닉스 주가는 16.94퍼센트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한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의 같은 기간 하락률은 35.66퍼센트였습니다. 산술적으로 두 배인 33.88퍼센트보다 더 깊게 파인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계산을 해보아야 합니다. 35.66퍼센트 손실을 본 계좌가 원래 금액으로 돌아오려면 몇 퍼센트가 올라야 할까요. 정답은 약 55.4퍼센트입니다. 손실이 발생하는 순간 원금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떨어진 만큼 올라서는 결코 제자리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10퍼센트가 빠지면 11.1퍼센트가 올라야 하고, 30퍼센트가 빠지면 42.9퍼센트가 올라야 하며, 절반이 사라지면 100퍼센트, 즉 두 배가 올라야 겨우 본전입니다.
2026년 여름,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이 냉정한 산수를 수많은 개인투자자의 계좌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 5월 27일 상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서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크게 출렁인 시장
숫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의 2026년 6월 월평균은 85.42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6월 평균이 24.26이었으니 1년 만에 약 3.5배 뛰어오른 셈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헤럴드경제 보도). 이 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 30일간의 기대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상시에는 20 안팎에서 움직이고 시장이 흔들려도 40을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6월 하순에는 장중 97선까지 치솟아 2009년 4월 공식 산출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29일의 장중 기록인 103.05에 근접한 수준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보도). 통상 이 지수가 50에서 60선에 들어서면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잃고 투매에 나서는 시스템 위험의 전조로, 70에서 80선은 정부의 부양책조차 통하지 않는 국면으로 평가됩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의 하루 중 변동률 평균은 3.3퍼센트였습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상반기의 3.51퍼센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시장 안정 장치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7월 7일 코스피가 4.91퍼센트 급락해 7,656.31로 마감한 날,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멈추는 사이드카가 올해 32번째로 발동했고, 시장 전체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도 올해 여섯 번째이자 제도 도입 이후 열두 번째로 작동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보도).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가 3퍼센트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날은 42일에 이릅니다. 지난 한 해 전체가 9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한 이후 30거래일 가운데 16일, 즉 56퍼센트가 3퍼센트 이상 움직인 날이었습니다(출처: NH투자증권, 조선일보 보도).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
무엇이 시장을 이렇게 흔들었을까요. 시장의 시선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향해 있습니다.
7월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래대금은 24조 8,123억 원이었습니다. 같은 날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대금은 15조 6,045억 원으로, 원 종목 거래대금의 63퍼센트에 육박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조선일보 보도). 파생상품은 원래 기초자산이라는 몸통에 붙은 꼬리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꼬리가 몸통에 맞먹는 크기로 거래되면서, 오히려 몸통의 가격을 흔드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류상윤 울산대학교 교수는 최근 시장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관찰된다고 진단했습니다(출처: 조선일보).
이 상품의 구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보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따라가기 위해 매일 장 마감 무렵 보유 비율을 다시 맞추는 일일 리밸런싱(Daily Rebalancing)을 수행합니다. 주가가 오른 날에는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더 사야 하고, 내린 날에는 더 팔아야 합니다. 상승장에서는 매수가 매수를 부르고, 하락장에서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구조입니다. 상품 규모가 작을 때는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종목에 이런 상품이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6.1퍼센트에서 6월 24일 기준 55.3퍼센트로 뛰었고, 거래대금 비중도 27.9퍼센트에서 63.5퍼센트로 높아졌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서면질의답변, 2026년 7월 5일).
그리고 또 하나의 함정이 있습니다. 등락이 반복되는 장세에서 일일 리밸런싱이 되풀이되면 수익률이 조금씩 깎여 나갑니다. 이를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 혹은 음의 복리 효과라고 부릅니다. 기초자산이 하루 30퍼센트 급락한 뒤 다음 날 30퍼센트 반등하면 100은 70을 거쳐 91이 되지만, 두 배 레버리지 상품은 100에서 60을 거쳐 96이 아니라 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습니다. 상장 후 보름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했음에도 이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4.23퍼센트 하락하는 현상이 실제로 관측되었습니다(출처: 시사저널e).
개인 투자자 92퍼센트, 회전율 122퍼센트
피해의 무게는 개인에게 쏠려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7월 7일 제3차 소비자위험대응 협의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6월 22일까지 개인투자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순매수한 규모는 8조 9,000억 원으로 전체 순매수액의 92퍼센트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매회전율은 105.3퍼센트,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 6,000억 원이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회전율 122.5퍼센트라는 수치도 나왔습니다. 이는 일반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평균 회전율 30.2퍼센트의 네 배에 이르는 수준이며, 하루에 두 번 이상 사고파는 초단기 매매가 일상화되었다는 뜻입니다. 어느 날은 200퍼센트를 넘기기도 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상품의 몸집도 빠르게 불었습니다. 상장 당일 4조 9,936억 원이던 16개 상품의 시가총액은 한 달 만에 14조 9,176억 원으로 세 배가 되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 약 14조 9,000억 원은 약 99억 달러(1달러 1,506원, 2026년 7월 8일 종가 기준)에 해당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6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상품에 대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회전율이 이 정도가 되려면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는 한 하루 종일 화면에 매달려야 한다며, 사람의 삶을 힘들게 하는 상품이 적절한지 출시 때부터 의문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현재의 회전율이 유지되면 누적 거래 수수료가 5조 원에서 10조 원에 이를 수 있으며, 이는 증권사에만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출처: 서울경제).
금융감독원은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에 대해 주의 등급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분산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점과 호가 공백 구간에서 가격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의 온도차, 그리고 신중론
다만 이 상품이 변동성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사안을 균형 있게 보려면 이 목소리도 함께 들어야 합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장근혁 선임연구위원은 5월 27일부터 6월 19일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두 종목의 변동성이 상품 출시 이후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리밸런싱 거래만의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연율 변동성이 90퍼센트에서 101퍼센트로 오르는 동안,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은 85퍼센트에서 126퍼센트로 더 크게 뛰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6퍼센트에서 75퍼센트로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같은 기관의 이효섭 선임연구위원 역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한국 증시 변동성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지는 않으나, 대내외 요인에 따른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는 있다고 정리했습니다(출처: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시각도 열흘 사이에 뚜렷하게 달라졌습니다. 6월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이 상품이 해외 상장 ETF와의 규제 불균형을 해소해 국내 투자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해외 자금 유입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초자산의 시가총액과 거래 비중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7월 5일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에서는 두 종목의 쏠림 현상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주가 조정 시 개인투자자 손실이 확대되고 환매와 포지션 재조정을 통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 수위를 크게 높였습니다(출처: 한국은행).
증권가 일부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품 자체를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도 수백 개의 상품이 거래되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NVIDIA)조차 레버리지 ETF 출시 당시 지수 내 비중이 2퍼센트에서 3퍼센트에 불과했고 지금도 8퍼센트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레버리지 상품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붙은 기초자산의 시장 지배력이라는 해석입니다(출처: 신한투자증권, 아시아타임즈 보도).
상장폐지는 왜 어려운가
정치권에서는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7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출시된 14개 레버리지 상품이 모두 한 달간 손실을 기록했고 최대 손실률이 35.9퍼센트에 달했다며, 증시 정상화를 위해 상장폐지를 포함한 강력한 교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허용하지 않되 상관계수 0.7에 묶여 있는 액티브 ETF 규제를 완화하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대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출처: 한국경제).
여당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품 출시 이후 시장 안정화 조치 횟수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하며, 온라인 사전교육 두 시간만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 의문이라고 따져 물었습니다(출처: 서울경제).
그러나 상장폐지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ETF는 기초자산인 주권의 상장폐지, 고의 또는 중과실에 따른 신고의무 위반, 순자산가치(NAV)와 기초지수 간 과도한 괴리,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 부재 등의 경우에만 상장폐지가 가능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요건에 해당할 여지는 없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장폐지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출처: 한국일보).
이미 15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와 있는 상품을 정책적 판단만으로 단기간에 퇴출할 경우, 기존 투자자의 거래 기회와 자산가치 평가에 미치는 충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상장폐지가 오히려 투자자 보호에 역행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F4 회의로 넘어간 공
정부는 상품 퇴출보다 제도 보완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월 7일 국회에서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문제점을 보완하고 최소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출처: 서울경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7월 10일 브리핑에서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시장상황점검회의, 이른바 F4 회의에서 필요한 경우 논의를 거쳐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제도 운영이 한 달 반 남짓 지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취지입니다(출처: 조선비즈). F4 회의는 구윤철 부총리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모여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현안을 논의하는 협의체입니다.
거론되는 대응책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는 거래 문턱을 높이는 방안입니다. 기본예탁금 상향과 사전교육 강화가 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현물시장에서 거래될 성격의 상품이 아니라며, 주식워런트증권(ELW, Equity Linked Warrant)처럼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해 거래 자체를 위축시키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출처: 한국일보).
둘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별 종목의 신용거래 및 미수거래 관리 강화입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자체는 이미 신용거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고 증거금률도 100퍼센트가 적용되어 미수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여서, 자금 유입을 추가로 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한계가 있습니다(출처: 서울경제).
셋째는 유동성공급자 감독 강화와 운용사 제재를 포함한 이른바 핀셋 규제의 재설계입니다.
정리하면, 이 상품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규제가 나오더라도 문턱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 공산이 큽니다.
해외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국제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 제도가 어디쯤 서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022년 세계 최초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한 나라입니다. 이후 450개가 넘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단일종목 상품이 상장했습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태도는 처음부터 조심스러웠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상품 출시 당일 발표한 성명에서, 레버리지 단일종목 ETF는 개별 주식의 가격 움직임을 증폭시키기 때문에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훨씬 큰 변동성과 위험에 투자자를 노출시킨다고 경고했습니다. 캐럴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 위원은 시장 스트레스나 변동성이 큰 시기에 이런 상품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작동해 광범위한 시스템 위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출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주목할 점은 미국이 배율에 사실상 상한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5년 말 증권거래위원회는 기초지수나 개별 종목에 대해 2배를 초과하는 레버리지를 제공하려는 아홉 개 신청 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발송했고, 프로셰어스(ProShares)는 3배 상품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2026년 3월에는 발행사들에게 새 상품의 등록 효력 발생을 보류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시장에는 3배나 5배 단일종목 ETF가 존재하지 않으며, 2배가 사실상의 천장으로 굳어졌습니다(출처: 블룸버그, Investing.com 보도).
판매 단계의 규율도 강합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 규정 2111의 적합성 원칙과 증권거래위원회의 최선이익규정(Regulation Best Interest)에 따라, 안정적인 장기 성장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레버리지 단일종목 ETF를 권유하는 행위는 적합성 위반으로 제재와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은 아예 구조적으로 막혀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양도성증권 집합투자기구 지침, 이른바 유싯츠(UCITS)는 하나의 발행인이 발행한 증권에 펀드 자산의 5퍼센트를 초과해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고, 예외적으로 10퍼센트까지 늘리더라도 5퍼센트를 넘는 종목의 합계가 40퍼센트를 넘지 못하게 합니다. 이른바 5/10/40 원칙입니다. 이 규정 아래에서는 단일 종목만 담는 펀드 자체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유럽에서 개별 주식의 2배,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은 펀드가 아닌 상장지수증권(ETN, Exchange Traded Note)이나 상장지수상품(ETP, Exchange Traded Product)의 형태로 별도 규제 체계 아래 거래되며, 유싯츠 인증을 받지 못합니다(출처: 유럽증권시장감독청, Leverage Shares 공시자료).
홍콩은 절충형에 가깝습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 Securities and Futures Commission)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 이른바 L&I 상품에 2배에서 마이너스 2배라는 최대 배율 상한을 두고, 이를 일반 ETF와 구분되는 별도 상품군으로 분류합니다. 종목명 앞에 레버리지는 L, 인버스는 I 표시를 붙이고, 별도의 종목코드 구간을 부여합니다. 단일종목 L&I 상품은 2025년 3월 해외 상장 초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처음 도입되었고, 2026년 6월 5일 개정 회람을 통해 홍콩 상장 초대형주까지 범위가 확대되었습니다. 이때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기초주식의 거래가 정지되면 해당 L&I 상품도 자동으로 거래를 정지하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새로 넣었습니다. 또한 거래소 참가자들에게 L&I 상품 거래를 위한 신용융자를 제공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일본은 거래 비용으로 문턱을 세웠습니다. 일본거래소그룹(JPX)은 2023년 1월 10일부터 2배 레버리지 ETF 등에 대해 신용거래 시 위탁보증금률을 60퍼센트 이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종목이 30퍼센트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입니다. 아울러 도쿄증권거래소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참고 정보로 장기투자에 적합한 종목을 별도로 선정해 안내하는데, 레버리지형과 인버스형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출처: 일본거래소그룹).
우리나라에도 보호장치가 없지는 않습니다.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을 매수하려면 금융투자협회 산하 금융투자교육원의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2026년 4월 28일부터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품에 대한 별도의 심화교육 과정이 추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본예탁금 제도도 함께 적용됩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공지). 다만 한 시간 남짓의 온라인 교육이 실효성 있는 장벽인지에 대해서는 국회와 시장에서 모두 의문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학계가 말하는 것: 레버리지는 오래 들고 있으면 진다
레버리지 상품에 관한 해외 연구는 방향이 상당히 일관됩니다.
구에지(Guedj) 등의 2010년 연구는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투자자가 3주가 채 되지 않는 기간에 투자금의 3퍼센트를 잃을 수 있으며, 이를 연 환산하면 50퍼센트의 비용에 해당한다고 계산했습니다(출처: Guedj et al., Leveraged and Inverse ETFs, Holding Periods, and Investment Shortfalls).
최근 연구도 비슷합니다. 스리니디 카누리(Srinidhi Kanuri)와 제임스 맘(James Malm)이 2025년 여름 학술지 The Journal of Beta Investment Strategies에 발표한 논문은 미국에 상장된 114개 주식형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과 카하트 4요인 모형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알파가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이들 상품이 극도로 위험도가 높으며 개인투자자에게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지었습니다(출처: The Journal of Beta Investment Strategies).
핵심은 상품의 결함이 아니라 상품의 설계와 실제 보유 행태 사이의 불일치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짜리 도구로 설계되었는데, 개인투자자는 이를 몇 주에서 몇 달씩 보유합니다. 일일 리밸런싱의 비용은 고스란히 부담하면서, 그 도구가 원래 제공하려던 단기 전술적 이점은 얻지 못하는 셈입니다.
시니어에게 특히 위험한 이유
여기서 캐어유뉴스가 주목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 위험은 모든 세대에게 똑같은 무게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60대 이상의 신용융자 잔고는 8조 189억 원으로 지난해 초 3조 5,565억 원에서 2.25배 늘었습니다. 20대에서 50대까지가 1.5배에서 1.8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두드러집니다. 전체 신용융자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4.5퍼센트에서 30퍼센트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되었으며, 비중이 늘어난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유일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파이낸셜뉴스 보도).
그리고 손실률이 이를 확인해 줍니다. 금융감독원이 코스피가 급락한 3월 1일부터 9일까지 국내 대형 증권사 두 곳의 개인투자자 계좌 약 46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신용융자를 이용한 투자자의 평균 손실률은 19.0퍼센트로 자기 자본으로만 투자한 사람의 8.2퍼센트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연령대별로는 60대 투자자의 손실률이 19.8퍼센트로 가장 컸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헤럴드경제 보도).
왜 시니어에게 더 위험할까요. 은퇴자산에는 젊은 세대의 자산에 없는 위험이 하나 더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익률 순서 위험(Sequence of Returns Risk)이라 부르는 개념입니다.
같은 20년, 같은 평균 수익률이라도 손실이 언제 발생하느냐에 따라 은퇴자산의 수명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5억 원의 은퇴자금에서 매년 초 2,000만 원씩 인출한다고 가정할 때, 은퇴 직후 2년간 연 15퍼센트씩 하락을 겪은 사람과 13년 차에 같은 하락을 겪은 사람의 20년 뒤 잔액은 각각 1억 5,400만 원과 3억 6,500만 원으로 벌어집니다. 두 사람의 산술평균 수익률은 4퍼센트로 동일합니다(출처: KCGI자산운용 투자정보 자료). 자산이 가장 많을 때 손실이 나면 잃는 금액 자체가 크고, 생활비 인출로 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회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은퇴 전문가의 지적은 시니어 투자자가 되새길 만합니다. 젊은 세대는 손실이 나도 근로소득으로 메울 시간이 있지만, 은퇴자는 손실이 나면 곧바로 생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조급함이 판단력을 흐리고, 그 조급함이 다시 무리한 신용 투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앞에서 본 산수, 즉 35퍼센트를 잃으면 55퍼센트가 올라야 본전이라는 계산은 30대 투자자에게는 몇 년의 시간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달 생활비를 인출해야 하는 70대 투자자에게는 회복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제도가 아니라 원칙이 계좌를 지킵니다
시장은 당분간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는 하반기 국내 증시의 수익률은 방향을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가만히 있기와 지수형 중심의 단순한 대응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반도체 주식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 단기 등락에 맞춰 잦은 매매에 나설 이유가 없고, 적극적으로 매매하고 싶다면 개별 종목보다 코스피200 같은 지수를 중심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입니다(출처: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보도).
규제 논의는 계속되겠지만, 제도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사이에도 계좌의 숫자는 매일 변합니다. 결국 시니어 독자의 노후 자금을 지키는 것은 규제가 아니라 스스로 세운 원칙입니다.
첫째, 레버리지는 하루나 이틀의 단기 매매 혹은 위험 회피(헤지) 수단이지, 묻어두는 상품이 아닙니다. 이 점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부터 국내 금융감독원, 학계 연구까지 이견이 없습니다.
둘째, 빌린 돈으로 하는 투자는 시니어에게 특히 위험합니다. 반대매매가 실행되는 순간 회복의 기회 자체가 사라지고, 60대 이상의 손실률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셋째, 노후 자금은 주식과 채권, 국내와 해외, 원화와 외화 등 성격이 다른 자산에 나누어 담고, 한 번에 넣기보다 나누어 넣는 편이 마음의 평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넷째, 지금처럼 한두 종목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면에서는 대표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조차 사실상 그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보유 자산의 실제 구성을 한 번쯤 열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잠이 오지 않을 만큼의 금액은 애초에 투자에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니며, 개인의 자산 규모와 은퇴 시점, 생활비 인출 계획에 따라 적절한 판단은 크게 달라집니다. 투자 결정을 앞두고 계시다면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투자권유 자문 인력이나 독립적인 재무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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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 떠난 노년층, 빚내서 주식 산다…60대 레버리지 개미 급증 / 파이낸셜뉴스 / 2026년 4월 30일 / https://www.fnnews.com/news/202604300900056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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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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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결국 손본다…구윤철 변동성 우려 잘 알아 / 서울경제 / 2026년 7월 7일 / https://www.sedaily.com/article/2006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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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레버리지 출시 한 달, 시총 10조 늘었다 / 파이낸셜뉴스 / 2026년 6월 29일 / https://www.fnnews.com/news/20260628124239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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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상품별 주가 차별화 / 시사저널e / 2026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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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7조 과열, 금융당국 초단타 거래 대응 / 파이낸셜투데이 / 2026년 6월 26일 / https://www.f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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