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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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 스페인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낮은 처우에 항의하는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며 한 학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와 대조적으로 같은 시기 북유럽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시 당국은 스페인 출신 유아교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가 지난 6월 3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헬싱키 시는 스페인 교사들에게 정규직(무기계약) 신분을 보장하고, 세전 기준 월 3,200유로(현재 환율 기준 약 566만원)의 급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화·스포츠·웰빙 활동을 위한 매월 550유로(약 97만원)의 바우처 보너스와 식비 보조, 그리고 시 소유 주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약속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이 등장한 배경에는 구조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헬싱키 시 프로그램 대변인 마리우스 나이트의 설명에 따르면, 인구 약 70만 명에 불과한 헬싱키에서만 2030년까지 유아교사 인력이 6,000명가량 모자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구 560만 명의 핀란드 자국 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요라는 것이 시 당국의 판단입니다. 특히 스페인이 집중 구인 대상으로 선택된 이유는 실무적입니다. 스페인의 대학 유아교육 과정을 이수한 인력은 프랑스나 독일 출신 교사와 달리 별도의 추가 교직 학점을 이수하지 않고도 곧바로 핀란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격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근무 환경의 격차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올해 1월 스페인 빌바오를 떠나 헬싱키의 한 공립 유치원에서 일하고 있는 26세 교사 미라리 차모로의 학급은 아동 14명에 교사 3명이 배치되어 있으며,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이 포함된 경우에는 특수교사와 사회복지사가 추가로 투입되어 한때 교실에 다섯 명의 교사가 동시에 있기도 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인력 배치 덕분에 아이 개개인에게 맞춘 돌봄이 가능해지고, 한 교사가 한 아이에게 집중하는 동안에도 다른 동료들이 나머지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살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스페인 교육부가 지난 6월 말 새롭게 도입을 예고한 교사 대 아동 비율 기준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스페인 국내 유아교육 현장의 처우는 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스페인에서 0~3세를 담당하는 유아교사가 되려면 최소 고등 직업훈련(FP) 학위가 필요하지만, 민간 위탁이나 사립기관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인 월 세전 1,200유로(약 212만원) 안팎을 받는 경우가 많고, 공립 부문 역시 이보다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한 인력이라 하더라도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되는 대목입니다.

물론 핀란드로의 이주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랄어족에 속하는 핀란드어는 인도유럽어족 언어와 어순·문법 체계가 완전히 달라 습득 난도가 높기로 알려져 있으며, 헬싱키 시는 이를 감안해 출국 전 무료 집중 어학 과정을 통해 최소 B1 수준까지, 현지 근무를 병행하며 B2 수준까지 도달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일조량 변화도 적응의 걸림돌입니다. 톨레도 출신의 25세 교사 알바로 페랄레스는 헬싱키 도착 초기 아침 9시에야 해가 뜨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겨울철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개인의 영역을 존중하는 핀란드인 특유의 내성적인 문화 역시 스페인 출신 이주 교사들에게는 낯선 경험으로 다가온다고 합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인력 이동을 넘어 유럽 보육 인프라의 구조적 불균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자랑해 온 핀란드조차 자국 인력만으로는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해외 인력 유치에 나서야 하는 현실은, 저출생과 노동력 부족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가들이 처한 공통의 딜레마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역시 보육·돌봄 인력의 수급 불균형과 처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처우 개선과 인력 배치 기준을 함께 끌어올리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좋은 제도는 결국 좋은 인력을 붙잡는 처우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이번 핀란드의 사례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참고: 위 원화 환산액은 2026년 7월 초 기준 유로-원 환율 약 1,770원을 적용한 근사치이며, 실제 환율 변동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